北 송환시한 앞둔 북중접경 "北노동자 없으면 공장문 닫아야"

입력 2019-12-20 22:03  

北 송환시한 앞둔 북중접경 "北노동자 없으면 공장문 닫아야"
中 단둥 일부 북한식당은 '휴업'…귀국길 서두르는 모습도 목격


(단둥=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유엔 제재에 따라 중국이 북한 노동자들을 모두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시한을 목전에 둔 19~20일, 북·중 접경 랴오닝성 단둥(丹東)에서 대규모 노동자 송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북·중 간 통로 역할을 하는 단둥 해관(세관) 부근을 찾아 살펴본 결과, 버스 한 대 정도에 탑승 가능한 규모의 노동자들이 세관을 출입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정도였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 노동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단체로 세관 밖으로 나와 버스를 타고 단둥 시내로 이동하는 모습도 수차례 보였다.
공장에서의 북한 노동자 고용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직원을 쓰고 있는 한 단둥 사업가는 "당국으로부터 송환에 대해 통지받은 바 없다"면서 "직원들의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은 만큼, 상황이 허락하면 계속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단둥 주변 도시들에도 북한 노동자가 거의 1만명 정도 될 것"이라면서 "북한 노동자가 철수하면 공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일이 힘들다 보니 중국인 노동자를 구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북한 노동자의 송환 조치와 관련 "중국은 안보리의 관련 결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지만, 서방국들로부터 제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북·중 간에는 공무 여권 1개월 무비자 협정이 있어 북한 노동자들이 공무 여권을 이용해 중국에 체류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데, 중국이 공무 여권이라는 편법을 이용해 북한에 배려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접경소식통은 "랴오닝성 당국이 북한 노동자 현황 등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들여보내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단둥 압록강 변의 북한식당 일부는 20일 문을 닫고 '휴업' 중이었다.
19일까지 문을 열었던 일부 식당이 문을 걸어 잠갔고, 종업원 수가 줄어든 곳도 있었다.
한 북한 식당 앞에서는 여행용 가방을 든 북한 종업원 10여명이 택시 여러 대에 나눠타고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식당 측은 '북한으로 돌아간 종업원이 언제 돌아오는지' 등을 묻는 말에 "정해진 바 없다. 모른다"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북한 식당은 여전히 영업 중이었다. 또 북·중 접경이라는 특성상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들어갔다 다시 나오기 쉬운 만큼, 20일 문을 닫았다고 해서 이를 완전 철수로 보기는 힘들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관에서는 북한 노동자가 귀국하는 움직임도 일부 있었다. 버스를 맞춰 타고 온 북한 노동자들이 캐리어 가방을 끌고 세관으로 들어갔는데, '북한으로 완전히 들어가는지' 등의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이러한 가운데 북한 노동자 송환 문제는 송환 시한인 22일 이후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와 함께 노동자 송환 등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완화하자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상태다.
또 최근 미·중 등의 고위급 회담과 북한의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내년 3월 22일 유엔 회원국의 '북한 노동자 송환' 이행보고서 제출기한 등 향후 일정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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