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 등 이어 6번째 군대…우주서 미국 우위 유지 목적
국방부 보고서, 中·러 거론하며 "美 우주작전 자유에 심각한 위협"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이 70여 년 만에 새로운 군대인 '우주군' 창설에 필요한 입법을 완료하며 우주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체제 정비를 본격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줄곧 주장해온 우주군 창설이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담겨 통과된 뒤 지난 20일(현지시간) 대통령의 법안 서명까지 일사천리로 끝난 것이다.
우주군은 미국의 5군인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에 이은 6번째 군대다. 1947년 공군이 육군에서 떨어져나와 별도 군으로 창설된 이후 72년만에 미국에 새로운 군대가 생긴 것이다.
우주군은 우선 지난 8월 공군 산하에 설치한 우주사령부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우주군 책임자는 현 우주사령부 사령관인 제이 레이먼드가 맡는다.
우주사령부는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85년 미사일 방어와 감시 노력을 통합하기 위해 공군에 설립됐지만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자 테러와의 전쟁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2002년 통합전략사령부로 합쳐졌다.
그러다가 우주군 창설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한 우주사령부를 먼저 출범했다.
인터넷매체 복스뉴스는 레이먼드 사령관을 인용해 1만6천명가량의 현역 비행사와 민간인이 우주군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우주군은 우주사령부에 병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우주군과 우주사령부 간 책임과 자산 분할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주군은 육·해·공군처럼 별도 부처가 아니고 공군 장관의 관리를 받지만 4성 장군인 우주군 책임자는 합동참모본부의 일원으로 참여한다. 해병대가 해군 소속이지만 합참에서 독자적 대표성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주군은 이름과 달리 실제로 우주 전쟁을 준비하거나 우주에 전투 병력을 배치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 러시아와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유지하고 우주 영역에서 발생할지 모를 안보 위협을 차단하는 것이 주목적으로, 군사 분야에서도 우주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일례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인공위성은 군대가 정확히 목표를 타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인공위성은 적국의 미사일 발사 탐지 등 정보를 수집하며, 통신이나 기상 정보 수집용으로도 활용된다.
국방부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위기나 충돌 시 미국과 동맹의 인공위성을 교란 내지 파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착수했다면서 "미국은 우주 작전의 자유에 심각하고 커지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 우주군과 비슷한 전략지원군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법안에 서명하면서 "우주는 전 세계의 새로운 전쟁 영역"이라며 "우주에서 미국의 우위는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우리가 앞서 있지만 충분히 앞서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오늘날 우주공간은 전쟁의 영역으로 발달했다"며 우주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우주군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토드 해리슨은 "책임이 분산돼 있을 때 결과적으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우주군은 우주에 책임을 진 중앙집중화하고 통일된 지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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