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회장 비서 등 아시아나항공 내 '꿀보직' 발령 논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 수뇌부의 비서 등이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소위 '꿀보직'으로 발령난 것으로 알려져 내부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매각을 앞두고 올해 두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내부에서는 '금수저', '흙수저' 논란으로 비화하는 분위기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비서를 지낸 A씨는 이달 10일자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판매지원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남수 그룹 전략경영본부장(사장)의 비서 출신 B씨는 같은 날 금호티앤아이에서 아시아나항공 상용판매팀으로 이동했다. 오남수 전 사장은 박삼구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2009년 물러날 때까지 그룹을 실질적으로 총괄했던 핵심 인사다.
박 전 회장의 주치의인 C씨의 딸 역시 아시아나항공 상용판매팀에서 판매지원팀으로 인사 이동을 했다.
이를 놓고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반발이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오는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그룹 수뇌부가 사전에 그동안 신세를 진 이들에 대한 일종의 '보은 인사'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금수저'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해당 팀에 원래 있던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한직인 공항이나 정비 파트로 발령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불만이 확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A씨 등이 새로 발령난 곳은 아시아나항공 내에서 이른바 '꿀보직'이라고 불리는 자리"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5월에 이어 매각을 코앞에 두고 또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지하면서 사내 반발은 더욱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일 사내 내부망에 국내 일반·영업·공항서비스직 중 근속 만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내년 1월12일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이미 올해 5월 비슷한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던 터라 이번 희망퇴직을 두고 일각에서는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주문에 따른 사실상의 구조조정 수순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주말을 전후로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금수저는 꿀보직이고, 흙수저는 희망퇴직이냐" 등의 반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블라인드 글과 사내 게시판의 인사 발령 사항 등은 모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에서 '금수저 낙하산'을 받느라고 내부적으로 논란이 되는 와중에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이중적인 행보"라고 지적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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