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 최측근 인사 무죄·불기소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피고인 5명에게 사형을, 3명에겐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였던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개인 용무로 들렀다가 사우디 정부 소속 '협상팀'에 잔인하게 살해됐다.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쓰고 발언한 유력 언론인이었다.
이 살해 사건의 배후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라는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됐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우디 검찰은 지난해 11월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직·간접으로 연루된 용의자 11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약물을 주입한 뒤 살해한 혐의로 5명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당시 사우디 검찰이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 작전의 총책임자는 사우디 정보기관의 2인자이자 무함마드 왕세자의 최측근인 아흐메드 알아시리이며, 이스탄불로 파견된 현장팀장이 살해를 직접 명령했고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알아시리는 이날 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수석 보좌관이었던 사우드 알카흐타니 역시 용의 선상에 올랐지만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살해와 무관하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알카흐타니를 이 사건과 관련해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무함마드 알오타이비 전 이스탄불 총영사도 이날 무죄가 선고돼 석방됐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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