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피고인 5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데 대해 터키가 "사건의 진상을 밝히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터키 외무부는 23일(현지시간) 사우디 법원의 판결에 대해 성명을 내고 "정의를 실현하는 데 한참 못 미치는 판결"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살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정의 실현을 바란 터키와 국제사회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책임감의 결여"라고 비판했다.
이날 사우디 법원은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 1심에서 피고인 5명에게 사형을, 3명에겐 징역형(합계 형량 24년)을 선고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였던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2일 결혼 관련 서류를 발급받으러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렀다가 사우디 정부 소속 '협상팀'에 잔인하게 살해됐다.
국제사회는 카슈끄지가 평소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칼럼을 게재해온 점을 토대로 사우디 왕실의 개입을 의심했으나 사우디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터키 정부가 사건 현장 음성 파일을 증거로 제시하자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의 귀국을 설득하려고 터키에 파견된 현장 팀장이 살해를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터키는 사우디 정부에 자국 내에서 벌어진 살해 사건의 진실을 밝힐 것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카슈끄지 살해 1주년이었던 지난 10월 2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WP에 칼럼을 기고하고 "살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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