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들 "北, 한중 정상의 대화 촉구에 도발 부담 커져"(종합2보)

입력 2019-12-24 19:34  

中전문가들 "北, 한중 정상의 대화 촉구에 도발 부담 커져"(종합2보)
"中, 한반도 문제 적극 끼어들 듯…6자회담 재개 공감대 시도"
"시진핑 내년 3~4월 방한 유력…내년 한중 관계 급진전될 듯"


(베이징·선양=연합뉴스) 심재훈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과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문제의 대화를 통한 해결에 한목소리가 나옴에 따라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크리스마스 전후로 도발을 감행하는데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말 도발 가능성에 강력한 경고음을 낸 데다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과 한국의 정상마저 북한의 도발 저지에 공개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반도 문제 권위자인 문일현 정법대 교수는 2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한중 양국의 공조를 강화하고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일현 교수는 "한중 정상은 북미 간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했지만 이는 북한에 북미 회담에 복귀하고 무력 도발을 자제하라는 촉구로 보인다"면서 "아울러 중국은 북미 협상이 비핵화에만 머무르지 않고 북미 관계 개선, 평화 체제 구축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미국과 대화에 나서고 한국과 관계 개선을 추진하며 무력 도발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셈"이라면서 "한중 정상이 대외적으로 북한을 겨냥해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북한이 고집을 피워 도발을 감행하기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한중 정상회담 내용을 볼 때 중국은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이며 이번 한·중·일 회담에서도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공감대를 확산시키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일현 교수는 한중 관계와 관련해 "시 주석이 한중 관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서 "중국이 일대일로를 한국의 신남방 및 신북방 정책과 연계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남북한을 포함해 한반도에 적극적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 시기를 내년 3~4월 정도로 예상하면서 "사드로 불거진 중국의 보복성 규제는 내년에 많이 풀리겠지만 문화 분야는 아직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옥경 허난사범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이 북미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중·일 및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연말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선옥경 교수는 "얼마 전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특별대표가 한·중·일을 방문했지만 북미 간 대화는 끝내 무산됐다"면서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미국의 강경 발언이 쏟아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한중 정상회담과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은 중요한 시점에 북한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선 교수는 이런 민감한 시기에 한중 정상회담은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한중 정상이 싱가포르 북미 합의의 동시적, 병행적 이행에 공감을 표해 북한이 북미 대화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노력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중 정상의 이번 회동은 북한의 연말 도발을 막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면서 "중국은 실질적으로 경제 및 정치적으로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북한으로서도 한중 정상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쉐천(薛晨)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한중은 한반도 비핵화 추진 방법,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정치적 문제 해결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번 문 대통령의 방중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쉐 연구원은 "북미 회담의 창구가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제시한 시한이 가까워지고 있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겠다며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정상이 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중러가 안보리에 대북 제재 완화안을 냈고 미국이 부결시킬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중러 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보여준 성의"라면서 "이는 분명히 한국의 지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遼寧)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현재로선 '크리스마스 선물'이 거론되는 등 북미 관계가 긴장된 국면"이라면서 "긴장이 존재하는 시점에서 한중 정상이 서로 소통하고 협의하며 한반도 문제에서 행동을 일치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뤼 연구원은 "한반도 안전과 안정을 지키는 건 매우 중요하다"면서 "시 주석과 문 대통령의 회담, 한·중·일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 등은 모두 한반도 정세를 완화하고 한·중·일 3국의 협력을 강화하는데 큰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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