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외부인 영향에 변덕 커질 가능성…상원 탄핵심판 앞둔 참모들 걱정"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DC의 백악관을 떠나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플로리다주의 리조트 마러라고에서 지내고 있다.
성탄절을 이곳에서 보내는 것은 물론 연말까지 쭉 마러라고에 머무는 것이다. 워싱턴DC로의 복귀 일정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언론들은 2주 정도 체류한다고 보고 있다.
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성탄절 하루 전인 24일엔 해외 주둔 장병들과 화상 통화를 하며 격려했고 행사 후 취재진 문답에서는 북한의 '성탄 선물'에 대해 지켜보자면서 좋은 선물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에도 마러라고에서 자주 주말을 보낸다. 각종 통제가 심한 백악관보다는 개인 소유 리조트인 마러라고에 머무는 쪽이 마음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2주 체류'를 지켜보는 참모들의 속내는 꽤 복잡해 보인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려나무가 줄지어 선 테라스에서 체계 없이 여러 시간을 보내고 뷔페식당에서 아무나와 대화를 나누고 부자 친구들과 교류를 하다 보면 그의 변덕스러운 본능이 강화돼 참모들과 공화당에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의 햇살 아래 더 오랜 시간을 보낼수록 외부인의 영향을 받을 기회가 늘어나면서 그러잖아도 예측하기 힘든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이 더욱 증폭된다는 것이다.
특히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정교한 대응책 수립에 매진하고 있는 시점이라 참모들의 걱정이 더 크다. 법률팀 구성을 비롯해 심판전략까지 결정해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 상황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마러라고 체류 기간에 생각 없는 행동으로 치달아 그를 묶어두려는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법률팀의 노력을 무시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의 수사결과를 맹비난하고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을 조롱하고 지인들에게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의 해임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해 논란을 일으킨 곳도 마러라고라고 CNN은 설명했다.
마러라고에서는 손님과 회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교적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엄격한 보안 속에 고립감마저 느껴지는 백악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인 것이다.
책 '마러라고'를 쓴 저자 로런스 리머는 CNN에 "(마러라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해진다고 느끼는 곳"이라며 "하고 싶은 것과 생각하는 것이 옳든 아니든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한다. 아무도 그에게 맞서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에도 성탄절을 전후해 16일을 마러라고에서 보내려고 했으나 연방정부 업무정지 사태로 이를 취소하고 백악관에 머물렀다. 2017년에는 연말에 12일을 마러라고에서 머물렀다고 미 인터넷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가 전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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