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숨진 도로서 과속운전으로 붙잡힌 남자가 운 사연

입력 2019-12-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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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숨진 도로서 과속운전으로 붙잡힌 남자가 운 사연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서 과속 운전으로 경찰에 붙잡힌 20대 남자가 좀처럼 믿기 어려운 우연의 일치에 눈물을 흘렸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언론들은 해밀턴에 사는 엘리엇 제섭이 지난 22일 해밀턴 인근 도로를 달리다 과속운전으로 경찰에 붙잡힌 뒤 자신이 적발된 곳이 정확하게 8년 전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숨졌던 도로일 뿐 아니라 단속 경찰관이 어머니 사고 현장에 제일 먼저 달려왔던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제섭은 제한 속도를 조금 넘겼을 뿐인데 경찰관이 차를 세우고 면허증을 보여 달라고 하더니 누구보다 과속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8년 전 같은 날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것을 떠올리면서 과속에 대한 경계를 말이 백번 옳다는 걸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경찰관은 뜻밖에도 "나도 알고 있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제일 먼저 현장에 달려왔던 경찰관이 바로 나"라고 밝혔다.
제섭은 그 말에 가슴이 터질 듯 벅차올랐다며 그 후 경찰관과 어머니 사고 당시 상황 등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으나 그가 벌금 딱지는 떼지 않고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는 "단속 경찰관이 자리를 떠난 뒤에도 10여분 동안 멍하니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있었다. 울음이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제섭은 어머니가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그렇게 했을 거라고 말하는 친구들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종교를 열심히 믿는 내 친구들은 신이 그렇게 했다고 말하기도 하고 하늘에서 어머니가 내려다보고 있었다는 말도 했다"며 "어머니든 믿을 수 없는 우연의 일치든 정말 놀랍고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페이스북에도 올려놓고 사람들에게 연말연시 휴가철에 안전한 운전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2011년 당시 37세였던 제섭의 어머니는 크리스마스를 사흘 앞두고 문자를 주고받으며 차량을 운전하다 다른 차와 정면충돌하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섭은 그때 16세였다.
k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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