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의료계 공방 "기존 사용되던 한방치료" vs "임신 중 약물사용 신중해야"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한방 난임치료를 둘러싸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의료계와 한의계는 26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한의약 난임치료 연구 관련 토론회'에서 최근 김동일 동국대 한의대 교수가 발표한 연구논문을 두고 대립했다.
김 교수는 이날 직접 발제자로 참석해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만 20세 이상 44세 이하 여성 90명에 한방 난임치료를 한 결과 난임치료 후 임신율이 14% 정도로 인공수정과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의료계는 연구 방법이 대조군 비교가 없는 사례 모집으로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영식 연세대 의대 교수는 "이런 연구가 많이 모이면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환자 사례를 모집한 연구 자체를 의학적 관점에서 검증이 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대조군이 없는 이상 근거 중심의 연구 결과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유산율 등을 고려했을 때 안전성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임신 중에는 기형 유발 등의 우려로 함부로 약물을 투약하지 않는다"며 "김 교수의 연구에서는 유산율이 증가했는데 이는 중대한 이상 반응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는 대상이 적어 기형이 확인되진 않았지만, 자연적인 기형아 발생률 등을 고려했을 때 더 많은 환자가 대상이 된다면 기형아 발생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교수 등 한의계는 한방 난임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온경탕', '배란착상방'은 한방병원에서 3년 이상 200건 이상 사용된 처방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배란기 이전에는 온경탕, 배란기 이후에는 배란착상방 등이 주기별로 처방됐고 여기에는 임신 중 사용 논란이 있는 목단피 등 약재가 없다"며 "개별 약물의 조합 용량 등을 볼 때도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어 "향후 안전성 관련해 재연연구 등을 진행해도 될 것으로 본다"며 "의료계와 협업해 연구한다면 더 높은 안전성 기준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이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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