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브라질산 대두 구입 중단, H&M과 팀버랜드도 브라질산 가죽 안 사기로
글로벌 투자기금과 유통기업들도 삼림파괴 방지 노력에 가세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브라질의 원자재 공급업체들과 거래를 중단하는 등 환경 보호를 압박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식품 대기업 네슬레가 글로벌 농산물 유통회사 카길로부터 브라질산 대두 구입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카길이 유통하는 브라질산 대두가 삼림 벌채로 개간된 땅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네슬레는 향후 3년 동안 이처럼 삼림 파괴와 관련된 회사를 공급망에서 퇴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신 네슬레는 미국과 유럽으로 대두 구입선을 옮기고 있다. 미국산 대두가 브라질산보다 비싸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비용이 더 든다는 것이 네슬레 측 설명이다.
앞서 세계적인 의류업체 H&M을 소유한 헤네스&모리츠는 지난 9월 브라질산 가죽 구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공급업체들이 가축을 새로 개간된 구역에서 키우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할 때까지 이들이 제공하는 가죽을 사지 않겠다는 것이다.
팀버랜드와 반스, 노스페이스 등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를 만드는 미국 의류업체 VF 코퍼레이션도 브라질산 가죽 구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네슬레의 조치로 불똥이 튄 카길도 브라질 삼림 파괴를 줄이기 위한 자체 대책을 마련 중이다.
세계 최대 대두 수출업체 중 하나인 카길은 개간 행위를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신기술을 출시하고, 브라질 농가에 기존 농토를 최대한 활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WSJ은 전했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브라질 열대우림 파괴를 좌시하지 않고 있다.
캐나다 퀘벡투자신탁기금(CDPQ)은 지난 10월 초대형 육류업체인 브라질 JBS의 지분을 모두 팔았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그동안 CDPQ가 JBS에 3천200만 달러(약 372억원)를 투자한 것을 비판해왔다.
노르웨이 최대 연기금 운용사인 KLP는 지난 9월 카길, 벙기, ADM 등 메이저 농산물 기업들에 삼림 파괴 대응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KLP는 이들 회사의 주식과 채권을 1천400만 달러(약 163억원)어치 보유 중이다.
프랑스의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도 카길, 벙기, JBS 등에 서한을 보내 아마존 등지의 삼림 파괴를 늦추기 위한 계획을 경영진이 설명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또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는 최근 삼림 파괴를 억제하는 계획의 일환으로 브라질 세하두 지역의 대두 농가들에 향후 5년간 1천300만 달러(약 151억원) 상당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브라질에서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올해 초 취임한 이후 삼림을 벌채하고 농지를 넓히는 개간 활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아마존 일대의 삼림 파괴율은 2008년 이후 가장 높았고,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 사이 약 4천 제곱마일의 열대우림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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