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과 1조7천400억원 SPA 체결…"차입금 상환 이외 잔여현금 2천억원"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넷마블이 27일 웅진코웨이 인수를 확정하면서 재무리스크를 겪던 코웨이 전(前) 주인 웅진그룹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코웨이 재인수 가격보다 낮은 매각 금액에 따른 투자 손실로 웅진그룹이 웅진플레이도시나 웅진북센 등 계열사를 추가로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넷마블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웅진그룹과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조74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9만4천원으로, 이는 지난 10월 본입찰 당시 넷마블이 적어낸 9만9천원보다 5% 정도 낮은 금액이다.
이에 따라 전체 인수금액은 1천억원가량 줄었다.
애초 넷마블과 웅진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바로 SPA를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넷마블이 인수가격 인하를 거듭 요청하면서 매각이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그룹은 매각 지연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자 결국 넷마블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IB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웅진그룹은 매각에 성공하면서 지난 3월 코웨이 재인수를 위해 웅진씽크빅 등 주요 계열사들이 차입했던 자금을 상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웅진그룹의 주력사 웅진씽크빅은 코웨이 인수로 발생한 인수자금 1조5천억원(인수금융 1조와 전환사채 5천억원)을 모두 상환하고, 무(無) 부채 수준의 기업으로 돌아가게 된다.
또 차입금 상환과 부대비용을 제외하면 2천억원 수준의 잔여 현금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웅진그룹은 설명했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 2013년 코웨이를 팔았던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천800억원에 재인수하고, 이후 약 2천억원가량의 추가 지분 인수를 통해 25.08%의 지분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체 인수금액의 80%에 달하는 금액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면서 재무리스크가 급격히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며 조달비용도 불어났다.
이에 따라 재무 리스크로 그룹의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웅진그룹은 지난 6월 재인수 3개월 만에 코웨이를 다시 매물로 내놨다.
웅진그룹은 이번 매각에 따른 현금 추가 확보로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안정적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무건전성을 위한 내실 다지기를 하는 한편 웅진씽크빅과 정보기술(IT)사업 등을 중심으로 그룹을 이끌어가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하지만 IB업계는 웅진그룹이 급한 불은 껐지만 재인수와 재매각 과정에서 일정 부분 손실이 발생해 웅진플레이도시와 웅진북센 등 다른 계열사의 추가 매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IB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한국투자증권도 한숨 돌렸을 것"이라면서 "웅진그룹에 1조6천억원을 빌려주며 재인수를 도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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