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재매각'…렌털시장 개척자 윤석금, 코웨이 다시 놓쳤다

입력 2019-12-27 20:42  

'눈물의 재매각'…렌털시장 개척자 윤석금, 코웨이 다시 놓쳤다
대표 자수성가 경제인…매각·인수 반복하다 과도한 차입에 발목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코웨이로 국내 렌털 시장을 개척했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에 다시 관심이 쏠린다.
자수성가 경제인으로 한때 재계 30위권까지 그룹을 끌어올렸던 윤 회장은 과도한 차입금에 발목이 잡혀 '자식'과 같았던 코웨이를 다시 품에서 내놓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출판사 영업사원이었던 윤 회장은 1980년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을 설립한 뒤 방문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웅진코웨이, 2006년 웅진에너지를 연이어 세웠다.
이후 극동건설과 서울저축은행까지 사들이며 웅진그룹을 재계 32위까지 끌어올렸다.
계열사 상장으로 윤 회장은 2006년 재벌 오너들을 제치고 주식 부호 8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한 인수는 그룹을 위기로 내몰았고, 건설경기 침체 속에 2012년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윤 회장은 알짜 계열사였던 웅진코웨이를 당시 사모펀드 MBK에 매각했다.
하지만 업계가 인정하는 '청렴' 경제인이었던 윤 회장은 1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고, 3년 만에 빚을 모두 갚았다.
그는 법정관리 후 검찰에 소환됐지만, 비자금 조성이나 가족법인 일감 몰아주기 사례가 전혀 없어 검찰이 이례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윤 회장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동안 웅진코웨이는 그가 개척한 렌털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몸집을 불렸고, MBK는 다시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윤 회장은 올해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지분을 재인수하며 "한 달에 열 번은 상상했다"는 코웨이를 다시 품에 안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전체 인수금액의 80%에 달하는 금액을 인수금융과 전환사채로 조달하면서 재무리스크가 급격히 커졌고, 코웨이 인수는 결국 그룹에 '독배'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자 윤 회장은 재인수 3개월 만에 눈물을 머금고 코웨이를 다시 매물로 내놨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의 과도한 레버리지(부채로 자산 매입을 하는 전략)가 위기를 불렀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렌털 시장에서 그가 남긴 족적은 아무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재기하기가 쉽지 않지만, 윤 회장은 그것을 해낸 사람"이라면서 "그가 개척한 렌털 시장에서 발을 떼게 됐지만 그가 남긴 영향은 누구보다도 크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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