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애인 165만명 연금 5만원 인상 어렵고, 농어업인 36만명 지원도 중단"
"1월 10일 이전 통과되면 1월분 차질없이 지급 가능"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저소득 노인·장애인·농어업인의 생활을 지원할 3개 연금 관련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박 장관은 30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회 취약계층의 안정적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민생법안을 국회가 심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2020년 정부 예산에 노인, 장애인, 농어업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내용이 반영되어 있지만, 예산 집행의 법적 근거인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국회 심의가 지연되고 있어 내년 1월 정상 시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취약계층 지원·보호를 위한 법안들이 통과되지 않으면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수급자 약 165만명이 월 연금액 5만원 증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물가상승률을 연금액에 반영하는 시기가 늦어져 모든 수급자에 대한 적정급여 지급이 어려워진다"며 "그간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받던 농어업인 36만명에 대한 지원도 중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 취약계층에게 월 5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인상된 연금을 계획대로 지급할 수 있도록 법률 통과를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으나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기초연금법과 장애인연금법은 내년 1월부터 월 30만원 수급 대상자를 확대하고, 물가상승률 반영시기를 4월에서 1월로 앞당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초연금 30만원 지급 대상자는 소득하위 20%에서 소득하위 40%로 확대되는데, 이런 조치로 163만명이 인상된 연금을 신규로 수급한다.
장애인연금 30만원 대상자는 현행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로 국한되어 있지만, 내년에 주거·교육급여 수급자, 차상위계층이 추가된다. 신규 수급자는 1만6천명이다.
국민연금법은 올해 말 종료되는 농어업인 연금보험료 지원기한을 2024년 12월 31일까지로 5년 연장하는 내용으로, 36만명에게 월평균 4만1천484원을 지원하게 되어 있다.
이들 법안을 위한 내년도 예산은 이미 책정되어 있으나, 법무부 장관 지명자 청문회 준비와 여야의 본회의 대치 상황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아직 법안 심의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내년 1월 연금 지급일은 장애인연금 20일, 기초연금 23일이다. 국민연금 농어업인 지원은 보험료 고지서에서 지원액을 차감해주는 형식으로 이뤄지며, 고지서 산정일은 15일이다.
기초연금의 경우, 법안이 1월 10일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1월부터 정상 지급이 가능하지만, 11∼16일 사이에 통과되면 준비 미비로 수급자 1% 범위에서 지급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17일 이후 통과되면 1월 지급은 불가능하다.
장애인연금과 국민연금도 여건이 비슷해 1월 14일까지는 통과돼야 한다.
박 장관은 "1월 10일 이전에는 법률이 통과해 행정적인 준비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2월에 통과되면 4월 이후에나 지급이 가능해 국민이 불편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법안 통과 지연에 따른 소급 지급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악의 상황으로 지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법안 부칙 중 시행일 조항을 수정해야 하고, 전산시스템 개발에 2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시 불용 예산 규모는 한 달 기준으로 기초연금 577억원, 장애인연금 7억원, 국민연금 152억원 등으로 총 73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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