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이 일시 휴전에 동의했다는 최근 일부 매체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AFP통신은 탈레반이 30일 성명을 통해 "지난 며칠간 휴전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팩트는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의 정식 국호)는 휴전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근 아프간 톨로뉴스, 월스트리트저널, AP통신 등은 각각 소식통을 인용해 탈레반 지도부가 파키스탄 퀘타에서 열린 내부 회의에서 일시 휴전 방안을 승인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탈레반은 지금까지 외국군 철군 등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기 전까지는 미국·정부군 등과의 휴전에 공식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탈레반이 이처럼 태도를 바꿔 휴전에 동의함에 따라 아프간 전쟁 종식과 평화 정착에 극적인 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렸다.
휴전이 시작되면 탈레반과 미국은 외국군 철군 규모와 일정, 탈레반-아프간 정부 간 협상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도 관측됐다.
하지만 탈레반이 이날 성명을 통해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함에 따라 미국-탈레반 간의 평화협정 체결 전망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AFP통신의 보도에 언급된 탈레반의 입장도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탈레반이 내부 결속을 다지고 평화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연막전술'을 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지난해부터 미국과 직접 협상에 나섰고 양측은 지난 9월 미군 일부 철수 등의 내용이 담긴 평화협상 초안까지 마련했지만, 정식 서명에는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지난 9월 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탈레반 지도자들과 아프간 대통령을 각각 비밀리에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탈레반 주도의 차량 폭탄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나오자 회동을 전격 취소하고 "협상이 죽었다"고 밝혔다.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가 지난 7일 카타르 도하에서 양측은 공식적으로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났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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