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반유대주의 전력" 증오범죄 혐의 적용
미국은 비상…뉴욕시장 "반감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화"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뉴욕 근교에서 유대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체포된 용의자가 유대인 인종말살을 시도한 독일 나치와 그 지도자인 아돌프 히틀러에게 관심을 쏟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지구 연방검찰은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용의자 그래프턴 토머스(38)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했다.
토머스는 지난 28일 미국 뉴욕주 록랜드 몬시에 있는 한 랍비(유대인 율법교사)의 자택에서 유대인 축제 하누카를 보내던 이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토머스의 가족들은 그가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을 오래 앓아왔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이번 사건이 동기가 뚜렷한 의도적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검찰은 토머스가 자기 일기장에 히틀러와 나치 문화에 대한 글을 쓰고 휴대전화기로는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증오한 이유를 최소 4차례 검색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특히 토머스는 자신의 글에서 '검은 히브리인 운동'(Black Hebrew Israelite)을 언급한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다.
극단주의 단체들을 추적하는 남부빈곤법센터나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이 단체의 일부 분파를 인종, 종교, 성별, 성적 정체성 등을 이유로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와 폭력행사를 부추기는 혐오단체로 분류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검은 히브리인 운동'이 지난 10일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유대인 음식 상점에서 6명을 사살한 사건과도 연계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프리 버먼 미국 연방검사는 "토머스가 종교행사를 하는 이들을 표적으로 삼아 즐거운 하누카 축제를 학살과 고통의 장으로 변질시켰다"고 지적했다.
토머스는 연방 검찰에서 5건의 살인미수, 뉴욕주 검찰에서 5건의 살인미수와 1건의 1급 주거침입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혐의에 한 건이라도 유죄평결을 받으면 토머스에게는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고 부상한 피해자가 숨진다면 처벌이 사형으로까지 무거워질 수 있다.
최근 유대인을 겨냥한 잇따른 강력범죄 때문에 미국 사회에는 비상이 걸렸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미국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위기가 왔다고 본다"며 "반유대주의 문제가 전국에서 커지는 게 사실이고 점점 더 폭력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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