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메 리비아 특사 "내전의 국제화" 경고…이집트·이탈리아 "외국군 개입 반대"
터키 정부, 의회에 리비아 파병동의안 제출
(서울·카이로=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노재현 특파원 = 터키가 리비아에 파병을 추진하는 등 리비아 내전 문제가 점점 복잡한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유엔이 리비아 상황의 악화를 경고하며 사태의 국제적 확산 가능성을 우려했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가산 살라메 유엔 리비아 특사는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와 리비아통합정부(GNA)가 최근 안보·군사 협정과 수역 협정을 체결한 것은 "리비아 사태의 악화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살라메 특사는 이어 외세의 과도한 개입과 맞물리며 올 들어 리비아의 혼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를 "내전의 국제화"라고 개탄했다.
앞서 터키는 지난 달 리비아통합정부와 군사적 지원을 가능케 하는 안보·군사 협정, 양국의 배타적 경계수역(EEZ)의 경계를 확정하는 수역협정을 체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어 지난 26일에는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GNA가 파병을 요청했다"며 "우리는 모든 형태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고, 터키 대통령실은 30일 의회에 리비아 파병 동의안을 제출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후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됐다.
GNA는 유엔이 인정한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터키가 리비아에 병력을 파견할 경우 리비아 내전이 외세의 대리전으로 한층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살라메 특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를 포함해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고자 리비아에 온 몇몇 국적의 '용병들'을 봐 왔다"고 말하며, "GNA와 함께 배치된, 아마도 시리아에서 왔을 아랍어를 말하는 무리들"의 존재에 대해서도 거론했다고 AFP는 전했다.
그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리비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아직 통과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유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도 개탄했다.
리비아 내전 문제가 이처럼 악화 조짐을 보이자 국제사회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집트와 이탈리아는 리비아 내전에 대한 외국의 군사적 개입을 반대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사메 쇼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30일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리비아 내전의 최근 상황을 논의했다고 알아흐람 등 이집트 언론이 전했다.
이집트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리비아 내전에 대한 어떤 외국군의 개입도 포괄적인 정치적 해결을 방해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리비아의 안보와 안정을 회복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랍연맹은 리비아 문제를 논의할 긴급회의를 31일 열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긴급회의는 이집트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아랍연맹은 설명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지난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하고 리비아 내전 문제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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