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잘못 10가지' 꼽아…탈레반 캠프데이비드 초청·우크라이나 스캔들 등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일은 터키에 시리아를 침공해 미국의 동맹인 크루드족을 공격해도 된다는 '녹색불'을 켜준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꼽았다.
연말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잘한 일과 잘못한 일 10가지씩을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마크 티센 WP 칼럼니스트는 이날 기고글에서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실책으로 이것을 꼽고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을 대량학살되도록 내버려 둔 것을 봤으니 이제 누가 나서서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투에서 미국을 돕겠는가"라고 개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번째로 잘못한 일로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 탈레반 지도부를 초청한 것을 지목했다. 미국은 탈레반의 항복을 받아내고자 한 것이지만, 탈레반은 오히려 미군에 대한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9·11 테러 발생 18주기 하루 전, 바로 그 9·11 테러 배후 세력인 탈레반을 초청한 것을 두고 티센은 "트럼프 임기의 가장 부끄러운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수사하도록 종용한 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번째 실책이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측과 러시아 간의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다고 결론 내리면서 승리를 눈앞에 둔 시점에 탄핵 사유를 찾고 있던 민주당에 좋은 구실을 마련해줬다는 측면에서다.
고인을 지속해서 모독하는 행위는 4위에 올랐다.
최근 미시간주 유세에서 데비 딩겔(민주·미시간) 하원의원의 남편이자 올 초 세상을 떠난 존 딩겔 전 하원의원의 이야기를 꺼낸 일을 지목한 것이다.
그는 딩겔 의원의 남편 존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신이 극진하게 예우했지만 딩겔 의원은 탄핵에 가담했다며 "존이 지옥에서 위를 올려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막말을 했다.
티센은 "경제 호황에도 왜 트럼프의 인기도가 40%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궁금하다면 바로 이런 것들 때문이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5번째 잘못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이 '끝이 없는 전쟁'(endless war)을 수행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것이라고 티센은 밝혔다.
그는 "미군이 이들 지역서 우리를 위해 싸운 동맹을 무장하고 훈련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도 트럼프는 해외 주둔 미군의 철수를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회를 통한 합법적 절차를 피한 채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추진하고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자신을 권한을 남용한 행위와 민주당이 장벽 비용으로 16억 달러를 제안하자 셧다운을 감행, 결과적으로 이보다 적은 13억8천만달러만 받아낸 일은 각각 '잘못한 일' 명단에서 6위와 7위에 올랐다.
옛 소련이 테러리스트가 러시아로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프간을 침공했다거나 중화인민공화국 70주년을 축하한다고 말하는 등 각종 실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8번째로 잘못한 일'이다.
옛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한 것은 미국에 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였으며 20세기 중국 공산당 치하에서 6천5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티센은 강조했다.
반유대주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일한 오마르(민주·미네소타), 라시다 틀라입(민주·미시건) 하원의원을 공개 비판한 것은 잘한 일이나 트럼프 대통령 본인 역시 민주당에 투표하는 유대인은 "큰 불충"을 저질렀다고 말하며 반유대주의 정서를 드러낸 것은 9번째로 잘못한 일이다.
초강경 이민정책을 예고하며 "우리나라는 꽉 찼다"고 한 발언은 '올해 한 최악의 일' 명단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성공 덕에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생겼지만 이를 채울 노동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경제를 유지하길 원한다면 더 많은 노동자가 필요하며 이는 더 많은 이민자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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