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던 항공업계, 새해에는 순풍 불까

입력 2020-01-02 07:11  

바람 잘 날 없던 항공업계, 새해에는 순풍 불까
새 주인 만난 아시아나 변화 주목…대한항공은 '오너리스크'가 변수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신규 LCC 2곳 추가 취항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부터 '보이콧 저팬', 무더기 신규면허, 보잉 기체결함, 오너 리스크까지 여러 요인들이 맞물리며 바람 잘 날 없었던 항공업계에 새해에는 순풍이 불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이미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등으로 항공업계의 재편이 시작된 만큼 새해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예상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장 주목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새 주인을 만난 아시아나항공의 변화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7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002990]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현산 컨소시엄)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기점으로 사실상 HDC그룹의 품에 안겼다.

아시아나항공과 현산 컨소시엄과의 국내외 기업결합 신고 등 법적 절차를 거치면 올해 상반기 내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이달 중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를 열어 경영진을 교체하고, 인수금액 2조5천억원 중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할 2조1천772억원 규모의 '실탄'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23일부터 희망퇴직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HDC그룹으로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경영진 교체와 더불어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추가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작년 말 대한항공[003490]도 2013년 이후 6년 만에 직원들의 희망퇴직을 받은 만큼 항공업계에서는 가뜩이나 불황에 시달리는 업계 전체로 '감원 칼바람'이 불어닥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땅콩 회항' '물컵 갑질'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오너 리스크'가 변수다.
지난달 23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반기'로 부각된 그룹 총수 일가의 갈등이 '성탄절 소동'으로 격화되며 결국 총수 일가가 사태 수습에 나서긴 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달린 올해 3월 주주총회까지 총수 일가 내부의 경영권 다툼과 주요 주주 간의 합종연횡을 둘러싼 신경전이 지속할 전망이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실적 부진과 출혈 경쟁의 악순환을 반복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도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이미 제주항공이 지난달 18일 경영난을 겪던 이스타항공의 깜짝 인수 결정을 알리며 LCC 업계의 재편이 본격화됐다.
현재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 중인 제주항공은 이달 중으로 실사를 마무리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인수가 마무리되면 이스타항공의 부채 비율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어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항공업계 '빅3'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통매각'된 자회사 에어부산[298690]과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 티웨이항공[091810] 등의 추가 매물 등장 가능성 등도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신규 LCC가 2곳 더 취항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달 말 혹은 2월 초 국토교통부에 항공운항증명(AOC)을 신청하고 3월에는 객실 승무원도 모집할 예정이다. AOC 발급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8월께 취항하게 된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도 올해 3월 취항을 목표로 작년 10월 국토부에 AOC를 신청한 상태다. 이에 앞서 작년 11월에는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강원이 공식 취항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시장에서 LCC 점유율은 2008년 3.2%에서 2018년 37.1%로 지난 10년간 큰 성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공급 과잉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올해 LCC 업계가 여전히 '치킨게임'을 계속할지 새로운 살길을 모색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정부가 싱가포르, 브루나이와 항공 자유화에 합의한 것에 대해서도 국적 항공사의 하늘길을 넓히기보다는 외항사의 국내 항공시장 진입을 열어 줘 경쟁 심화를 촉발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오는 2025년까지 동북아 항공시장이 6.1%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는 등 향후 우리 항공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희망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최근 인바운드(외국인 방한객) 수요 창출 등을 골자로 하는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항공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작년 전수점검 결과 동체 균열이 확인된 보잉737NG(넥스트 제너레이션) 13대는 이달까지 수리를 모두 마친 뒤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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