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매각하기로 한 전용기, 주인 못 찾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매각하기로 한 대통령 전용기가 1년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팔지 못한 전용기를 미국 격납고에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전용기를 사용할 때의 비용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가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통령 전용기 TP01이 지난해 12월 3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보잉사 격납고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동안 멕시코 정부는 월평균 132만8천 페소(약 8천100만원)를 유지비로 지불한다.
항공기를 세척하는 데에만 한 번에 10만 페소가량이 들었다.
1년이면 격납고 사용과 항공기 점검·수리 등에 드는 유지비가 1천594만 페소(약 9억7천만원)에 달한다고 레포르마는 설명했다.
전임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전용기를 사용하면서 쓴 비용은 유지·보수비를 포함해 연평균 1천700만 페소로, 사용할 때나 격납고에 있을 때나 전용기에 드는 비용은 비슷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전임 대통령이 2016년 2억1천800만 달러(약 2천520억원)에 구입한 보잉사의 드림라이너 787-8기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특권을 내려놓고 긴축을 앞장서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는 호화로운 대통령궁을 시민에 돌려주고, 자신의 월급을 깎았으며, 경호 인력도 대폭 줄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불법 이민 차단을 강화하라는 압력에 시달리던 지난 6월엔 전용기를 매각해 마련한 돈을 이민 정책에 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용기가 주인을 기다리는 사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민항기로 출장을 다녔다. 다른 승객들과 함께 줄을 서고 보안 검색을 받았다.
취임 1년간 국내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해외 방문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던 대통령은 1년 동안 민항기를 129번 타고 멕시코 전국을 돌았다.
그러는 동안 정작 전용기는 쉽사리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 6월 정부는 전용기 구매 후보가 6명 있다고 밝혔고, 10월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기업 한 곳이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지만 아직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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