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 양보 얻어내려 압박 증대…위험한 치킨게임"

입력 2020-01-01 14:10   수정 2020-01-01 14:40

"김정은, 트럼프 양보 얻어내려 압박 증대…위험한 치킨게임"
美전문가들, 北전원회의 분석…'새로운 전략무기' 도발 시기·美대응 주목
대화 여지 남긴 데는 "외교에 열려있음을 시사"…"ICBM 발사시 역효과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이해아 특파원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전원회의에서 내놓은 발언과 관련, 대미 압박 수위를 최대한 높여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려는 조치로 분석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북한이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중단 폐기를 시사하면서도 대화의 끈은 놓지는 않았지만 이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바꿔야 가능하다며 공을 미국에 넘긴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김정은 "곧 머지않아 새 전략무기 목격할 것…미국, 시간끌지 마라" / 연합뉴스 (Yonhapnews)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3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김정은은 위험한 지정학적 치킨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그들이 가장 원하는 두 가지 양보, 제재 해제와 모종의 (체제)안전 보장을 얻기 위해 사실상 ICBM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들이밀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또 시연해 보이겠다는 위협을 통해 미국이 더 많은 양보를 하게 만들려고 도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도 "2020년 북한의 대미 접근법은 과거 접근법과 매우 유사할 것"이라며 이는 점점 더 도발적인 시험을 통해 압력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니얼 디페트리스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 연구원은 트윗에서 "김정은의 새로운 길이라는 것은 '우리는 외교 게임에 지쳤고 인내심을 잃었다. 그래서 우리는 핵 억지력을 최대한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 전문가들은 언제 어떤 형태로 이뤄질 것인지와 함께 미국의 대응이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엄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모종의 무기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며 "진짜 문제는 김 위원장이 어떤 형태의 '새로운 전략무기'를 시험할 것인지, 언제 할 것인지, 미국(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미국의 더 많은 제재,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스타일 위협 등의 대응을 이끌 것으로 우려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점진적이든 즉각적이든 영향력과 외교적 레버리지(지렛대)를 극대화하기 위해 긴장을 점차 고조시킬 것이라며 "ICBM 시험발사 또는 핵실험 전에 먼저 중거리 미사일 시험을 수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ICBM 발사에 대응해 '화염과 분노' 시기로 돌아가거나 하는 등 과잉 반응해서는 안 되지만, 거듭된 양보도 안 된다며 "진로를 잘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책임자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트윗에서 북한의 '시나리오'와 관련, 고체(연료) ICBM과 부분궤도 폭격체계(FOBS·탄두를 지구궤도상에 쏘아 올리고 표적 부근에서 그것을 강하시켜 공격하는 방식) 등을 열거한 뒤 "북한은 너무나 많은 다른 것들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충분히 발전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입장 변화를 전제로 대화 여지를 남겨놓은 데 주목했다. 다만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 타협 분위기가 깨질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엄 연구원은 북한의 입장에 대해 "ICBM 시험발사·핵실험에 대한 비공식 모라토리엄(유예)은 끝났다고 밝힌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김 위원장은 또한 미국이 협상 접근법을 바꾼다면 북한은 여전히 외교에 열려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클링너 연구원도 북한이 (핵)억제력 강화의 폭과 깊이가 미국의 입장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고 한 데 대해 "미국의 정책 변화에 달려있다"고 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카지아니스 국장은 "미 대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북한이 ICBM을 날려 보내는 순간 타협 분위기는 연기 속에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zoo@yna.co.kr
hagu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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