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377㎜ 쏟아져…한국 교민 신발공장과 주택도 침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도권에 새해 첫날부터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최소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 사회부는 2일 새벽 사망자를 26명으로 발표했다가 같은 날 오전 21명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실종자가 있어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 12월 31일 오후부터 1일 새벽까지 내린 폭우와 홍수로 현재까지 21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감전사한 16세 학생을 비롯해 저체온증, 익사, 산사태 등으로 숨졌다.
자카르타 수도권에서 수천 채의 주택·건물이 침수되면서 3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에 자카르타 동·서·남·북·중앙에 269곳의 이재민 캠프가 설치됐다.
기상기후지질청(BMKG)에 따르면 자카르타 동부의 할림 페르다나쿠수마 공항에 작년 12월 31일 하루 동안에만 377㎜의 폭우가 쏟아져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자카르타에 340㎜의 폭우가 쏟아진 데 이어 최대치다. 할림 공항 활주로가 하루 동안 폐쇄돼 1만9천여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아울러 자카르타 동부 민속촌 '따만 미니 인도네시아 인다'에 335㎜, 브카시 자티아시(Jatiasih)에 259㎜가 내렸다.
비는 1일∼2일 밤사이에도 곳에 따라 계속 내렸고, 일부 지역에는 호우 조기경보가 내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11월부터 우기에 접어들어 수마트라섬, 술라웨시섬 등에서 홍수 피해가 잇따랐으나 자카르타 수도권에 수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 우기 들어 처음이다.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면서 교민 피해도 잇따랐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은 교민 다섯 가족이 주택 침수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 교민들은 지난밤 주택 2층에서 잠을 자거나, 차량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아울러, 땅그랑의 가장 큰 한인 신발공장 중 하나로 꼽히는 곳도 인근 강이 범람하면서 침수됐다.
이 공장 사택에 사는 한국인 20명 이상이 지난 밤 침수와 정전·단수로 대피해야 했다.
2일 오전 현재 자카르타 수도권의 도로 곳곳과 통근 열차 선로 침수로 교통혼잡이 빚어지고 있으며,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당국은 이날 도심에 홀짝제 적용을 임시로 해제했다.
한국 교민 김 모 씨는 "직원 상당수가 집에 물이 차거나, 회사 사무실로 오는 도로가 막혔다며 출근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홍수로 뱀이 떠내려오면서 도심에서 뱀을 잡는 사진과 동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랑카스비퉁이라는 지역에는 홍수로 수천 마리의 큰 물고기가 하천 하류로 밀려와 주민들이 맨손이나 그물로 고기를 잡았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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