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생명·재산 해칠 수 있어…경각심 일깨워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시위가 새해 들어서도 이어지는 가운데 화염병을 소지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홍콩 시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쿤퉁 법원은 전날 열린 재판에서 지난해 10월 13일 정관오 지역 시위 때 화염병 2개 등을 소지하고 있다가 체포된 라우(22) 씨에게 불법무기 소지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형을 선고했다.
라우 씨가 참여한 정관오 시위에서 시위대는 도로 위에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불법 시위를 벌였으며, 폐품 등을 쌓아 불을 지르기도 했다.
라우 씨의 변호인은 그가 자신의 행동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관용을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소지한 화염병은 매우 파괴적인 무기로서 생명과 재산을 해칠 수 있다"며 "피고인이 공공의 안전을 해치려고 한 증거가 명확한 만큼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판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지난 6월 초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화염병을 소지하고 있다가 체포된 시위자에게 내려진 첫 징역형이다.
홍콩 법원은 전철역 내 기물을 파손한 시위대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달 홍콩 법원은 지난해 9월 7일 시위에 참여해 툰먼 경전철역 내의 기물을 파손한 17세와 15세 학생 2명에게 총 28만5천447홍콩달러(약 4천3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모자와 마스크를 써서 얼굴을 가린 채 툰먼 경전철역 내에 들어가 승차권 발매기 5대, 교통카드 인식기 7대, 폐쇄회로(CC)TV 12대 등을 파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배상금의 절반씩을 홍콩지하철공사(MTR)에 지급하고, 갱생 센터에서 각각 9개월, 3개월의 교화 훈련을 받으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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