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성 변경신청에 오키나와 "시간 걸려" 공사 포기 요구
도쿄신문 "이전 기지 건설업자가 민간위원에 자금 제공"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沖繩) 기노완(宜野彎)시에 있는 후텐마(普天間) 미 해병대 항공기지 이전 문제를 놓고 방위성과 오키나와현이 대립하고 있다.
3일 NHK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지반 개량이 필요해 설계 변경을 오키나와현에 신청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존 후텐마 부지의 조기 반환을 희망하는 오키나와현은 반환 시기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설계 변경을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헤노코 매립지역의 연약지반 개량 공사로 인해 후텐마 부지 반환이 2030년대로 크게 늦춰지고, 이전 비용도 9천300억엔(약 10조원)으로 급상승함에 따라 오키나와현이 "헤노코로 이전은 시간도 경비도 들어 후텐마 기지 조기반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공사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방위성은 후텐마 기지 이전을 착실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오키나와현의 조기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본과 미국 정부는 도심 속에 자리 잡은 후텐마 기지를 둘러싼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자 1990년대에 기지 이전 방침을 정하고 대상지로 헤노코 해안지대를 선정한 뒤 이전을 추진해 왔다.
양국 정부는 2022년 이후로 후텐마 비행장을 반환하는 일정을 2013년 4월 발표한 바 있다.
후텐마 기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 해병대 항공 전력이 주둔하는 곳으로, 유사시 미 증원전력을 한반도로 전개하는 유엔군사령부의 후방 기지이기도 하다.
한편, 도쿄신문은 후텐마 기지 이전 공사를 담당하는 건설업자들이 방위성이 구성한 민간 전문가회의에 참여한 대학교수 등 3명에게 570만엔(약 6천150만원)의 장학 기부금을 제공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대폭적인 후텐마 기지 이전 공사 변경안에 동의한 민간 위원들이 업자로부터 자금을 받아 전문가회의 심의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도쿄신문의 취재에 응한 민간 위원과 방위성은 "논의에 영향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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