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이란 위기에 "美무력은 중동 불안 정세만 부채질"

입력 2020-01-0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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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이란 위기에 "美무력은 중동 불안 정세만 부채질"
"미국의 중동 정책 총체적 실패…암살은 단기 처방 불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이 이란의 군 사령관을 공습으로 제거하자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미국의 자제를 촉구하면서 미국의 무력 개입이 중동 정세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미국의 암살 작전은 단기 처방에 그치고 분노만 양산할 뿐이라면서 미국의 중동 정책은 총체적인 실패라고 지적했다.
4일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3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에 사망했다고 주목하면서 중국 정부가 미국의 자제를 요구했다고 중점적으로 보도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관련국들, 특히 미국이 냉정을 유지하고 자제해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상황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이는 각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중국은 국제관계에서 무력을 사용하는 것에 일관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국제방송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신문 국제재선(國際在線·CRI)은 논평을 통해 미국의 이란 군 사령관 암살은 미국과 이란 관계를 악화시켰으며 원래 복잡했던 중동 정세를 더욱 혼란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미국이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피습에 대한 보복과 이란에 대한 위협 차원으로 암살을 단행했지만 국제 관계에서 무력만 사용해서는 모순만 격화시킬 따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암살 작전이 '벌 둥지'를 터트린 것과 같다면서 이란의 보복과 더불어 이란 핵 문제 해결의 끝이 보이지 않게 됐다"고 비관했다.
이 매체는 "중동 지역은 예전부터 무력 사용에 따른 원한과 보복의 악순환으로 점철돼왔다"면서 "미국이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유엔 헌장과 국제 관계 준칙을 준수해야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 사설에서 미국의 이번 암살 작전은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들 신문은 "미국은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전쟁으로 무너뜨렸지만 이라크 정세는 좋아지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당연히 큰 힘을 가지고 있어 목표로 삼은 적을 죽일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중동 지역의 미국인들이 얼마나 더 안전해질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국이 이렇게 하는 것은 이란과 이란 지지 지역에 미국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는 의도가 크다"면서 "미국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한 데 따른 정치적 결과를 과소평가했으며 향후 보복이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런 면에서 미국의 중동 정책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면서 "현재 미국 정부는 유권자만 의식해 중동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단기간 효과를 내는 처방만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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