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대형 수하물 상자에 숨어 출국했을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이 일본을 탈출할 때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개인용 비행기에 반입된 수하물이 간사이(關西)공항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NHK가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곤 전 회장이 대형 수하물에 숨어 은밀히 출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 언론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곤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낮 도쿄 자택에서 혼자 외출하는 모습이 감시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같은 날 밤 11시에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이륙한 개인용 비행기로 터키 이스탄불로 도주했고, 이스탄불에선 다른 개인용 비행기를 타고 레바논으로 이동했다.
간사이공항에서 이륙한 개인용 항공기에는 높이 1m 이상의 대형 상자 여러 개가 탑재됐는데, 이 수하물은 엑스레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NHK가 공항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개인용 비행기의 경우 운항 회사나 기장의 판단에 따라 종종 수하물 검사가 생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의 한 관계자는 곤 전 회장의 출국 당일 상황에 대해 "케이스가 상당히 커 엑스레이 기계에 넣기 어려운 것도 있어 검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NHK는 또한 곤 전 회장의 일본 탈출에 관여했다가 체포된 터키 항공사의 간부가 "협력하지 않으면 부인과 자녀에게 해가 미칠 것"이라는 협박을 당해 협력했다고 진술했다고 복수의 터키 현지 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곤 전 회장은 재작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구속됐다가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4월 풀려나 사실상의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지난달 말 일본 사법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영화 같은 탈출극을 벌여 레바논으로 도주하면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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