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11명 중 3명 중태…만취 상태서 운전 확인, 테러 가능성 배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북부 오스트리아 접경 지역에서 5일 새벽(현지시간) 음주 운전 차량이 고속으로 인도로 돌진해 최소 17명이 죽거나 다치는 참사가 났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5분께 이탈리아 알토 아디제(독일어 지명 남티롤) 자치주 주도 볼차노 인근에서 차 한 대가 인도를 덮쳤다.
이 사고로 독일인 관광객 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3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 정도가 심각한 한 여성은 헬기로 인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가해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인도로 달려들어 인명피해가 컸다.
희생자 대부분은 20∼25세 사이 젊은이들로 파악됐다.
이들은 인근 클럽에서 늦게까지 시간을 보낸 뒤 도롯가에 정차한 관광버스 주변에 모여있다가 변을 당했다.
차량 운전자는 사고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28세 남성으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 수치가 ℓ당 1.97g으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법은 혈중알코올 수치가 ℓ당 0.5g 이상의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되면 면허 벌점을 부과하고, 0.8g 이상이면 범죄로 규정해 형사처벌하도록 한다.
아르노 콤파처 알토 아디제 주지사는 "새해 벽두부터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이번 일에 우리는 모두 할 말을 잃었다"고 참담한 심정을 밝혔다.
경찰은 가해 운전자를 차량에 의한 과실치사·상 혐의로 체포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1차 조사를 통해 테러 또는 고의적 살인 가능성은 일단 배제한 상태다.
독일어 사용 주민이 전체 75%에 달하는 알토 아디제는 관광 명소인 돌로미티가 인접한 데다 알프스 자락의 유명 스키장이 많아 특히 겨울철에 독일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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