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탄핵심판 부결·이란 '가혹 보복' 대응이 당분간 트럼프 최대현안
北은 일단 시야서 멀어져…'새 전략무기' 도발시 핵심현안 부상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작년 12월 20일부터 워싱턴DC를 떠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휴가차 머물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16일 만의 귀환이다. 마러라고로 가기 전에는 탄핵대응 전략 마련과 북한의 '성탄선물' 대응이 큰 숙제였지만, 백악관 복귀 이후 당분간은 가혹한 보복을 예고한 이란에 대한 대응과 탄핵 국면 대처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현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이란 보복공격 땐 52곳에 반격할 준비돼 있다" 경고 (Trump, Iran, soleimani) / 연합뉴스 (Yonhapnews)
두 가지는 사실상 일정 부분 연계된 사안이라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하원의 탄핵 가결과 대외정책 성과 부재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반전 카드'라는 것이다.
과거 행정부가 선뜻 하지 못한 적국 군부실세 공습 사살로 '강한 대통령'의 면모를 과시함으로써 자칫 하원의 탄핵 가결 속 이탈하기 쉬운 보수층의 지지를 결집, 상원의 탄핵부결을 지나 2월 초부터는 본격적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다는 계획인 셈이다.
민주당에서도 이러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다음 주면 미국 대통령은 상원의 탄핵심판을 받는다. 사람들은 당연히 묻는다. '왜 지금이지?'라고. 왜 그는 전쟁으로 이끄는 아주 선동적이고 위험한 조치를 지금 택했느냐고 말이다"라고 했다.
상원이 지난 3일 개원한 만큼 탄핵심판은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진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공정한 심판을 요구하며 탄핵소추안을 상원에 넘기지 않고 있다. 상원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와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가 증인 소환 등 심판절차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부결을 공언하는 공화당과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의 증인 소환을 요구하는 민주당의 힘겨루기가 상당하다.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석을 점하고 있어 탄핵 부결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지만 이란 위기는 대응 상황에 따라 자칫하면 심각한 군사적 대결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일단은 이란이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에 대한 가혹한 보복을 예고한 만큼 이란의 보복 수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이 보복할 경우 더욱더 심하게 받아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 만큼 당분간은 미국과 이란의 위태로운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물' 없이 성탄절이 지나가고 대미협상 이탈 선언이 나오지 않은 만큼 북한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시야 바깥으로 밀려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역시 '새 전략무기'를 공언하며 대미압박용 도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핵심 현안으로 부상할 개연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에 집중한 사이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도발하더라도 '레드라인'을 넘지는 않는 선일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탄핵이 북한과 이란 등 미국의 적국을 대담하게 만든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적들은 대통령과 행정부가 위험이 파악된 모든 곳의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고 본다"며 우회적으로 북한에 경고하기도 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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