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美겨냥 북한·이란 문제 '전략적 연대' 강화

입력 2020-01-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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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美겨냥 북한·이란 문제 '전략적 연대' 강화
대북 제재 완화 요청 이어 중동 문제 협력 공감대
중러 모두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 "美, 국제규범 위반"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의 이란 사령관 제거로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을 겨냥해 북한, 이란 문제에 대한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또한 미국의 강력한 경제, 군사적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 북한과 이란 문제를 최대한 활용해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6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4일 저녁 통화에서 이란 사태를 논의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전방위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강력 반대 속에서 전격적으로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해 북한 핵 문제에 한 배를 탄 데 이어 이란 사태까지 뜻을 같이해 미국의 가장 큰 견제 세력이 된 셈이다.
왕이 국무위원은 라브로프 장관과 통화에서 미국의 이란 사령관 암살이 이라크에서 발생한 점을 주목하면서 "국제 관계에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며 군사적 모험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미국을 정조준했다.
왕 국무위원은 "각국은 유엔 헌장과 국제 관계 준칙을 준수해 이라크의 주권을 존중하길 바라며 중동 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지켜야 한다"면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의 전략적 소통 강화와 중동 상황에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일치한다면서 "미국의 행위는 불법이며 규탄받아야 한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일방적인 군사 행동을 반대한다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긴밀히 조율해 중동의 긴장 완화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중국은 왕이 국무위원이 지난해 12월 31일 베이징(北京)에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과 만나 일방주의와 패권 행위 반대를 천명했는데 불과 며칠 만에 미국이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살해해 체면을 구긴 상황이다.
왕이 국무위원은 작심한 듯 지난 4일 자리프 장관과 통화에서 "미국의 군사 모험 행위는 국제 관계 준칙을 어겼고 지역 정세의 긴장을 심화시켰다"면서 "국제 관계여서 무력 사용을 반대하며 군사적인 수단은 출구가 없고 극한 압박은 통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과 이란의 긴장 상태와 관련해 중국 교민에 안전 주의보를 내리며 미국 내 테러에 대한 경계심도 높였다.
라브로프 장관 또한 4일 자리프 장관과 통화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미국의 행위는 국제법 준칙을 심각히 위반한 것"이라며 중국과 힘을 합칠 것임을 시사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세계 최강 미국에도 북한과 이란은 미완의 과제"라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임을 내세워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 문제에 개입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자신들에 대한 미국의 압박을 느슨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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