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명문대서 학생·교수, 복면 괴한 무리에 피습…40명 부상

입력 2020-01-06 11:21  

인도 명문대서 학생·교수, 복면 괴한 무리에 피습…40명 부상
JNU 교내에 괴한 50여명 진입해 학생 폭행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최고 명문대 중 한 곳인 수도 뉴델리의 자와할랄네루대(JNU)에서 학생과 교수들이 복면 괴한들에게 피습돼 40여명이 다쳤다.
6일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JNU 교내에 50여명의 복면 괴한이 진입해 회의 중이던 학생 200여명과 교수 50여명을 막대기와 큰 돌 등으로 마구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셰 고시 학생회장 등 학생 30여명이 다쳤고 학생을 보호하려던 교수 12명도 부상했다. 현지 TV 채널은 폭행으로 인해 머리 등에 피를 흘린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폭행당한 학생들은 대부분 좌파 계열로 이들은 이날 공격이 집권 인도국민당(BJP)과 연계된 학생 조직 ABVP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학생회 부회장인 사케트 문은 NDTV에 "경찰이 캠퍼스 안에 있었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회운동가인 요겐드라 야다브도 "이번 공격은 경찰의 비호 아래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ABVP 측은 이번 사건은 좌파 계열 내의 다툼이라고 반박했다.
괴한들의 정체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JNU는 기숙사비 인상 등에 반대하며 지난해 11월부터 반정부 시위를 벌여왔다.
최근에는 기숙사비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학사 행정을 방해하기 위해 교내 기물을 파손하고 일부 학생들을 폭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좌파 계열 학생들은 최근 인도 시민권법 개정안 반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시민권법 개정안이 지난달 10일, 12일 하원과 상원을 통과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개정안은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인도로 와 불법 체류 중인 힌두교도, 불교도, 기독교도 등 6개 종교 신자에게 시민권을 줄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이들과 관련된 시민권 획득 자격 기간도 단축했다.
하지만 여기에 무슬림이 빠지면서 소수 집단과 대학생 등이 크게 반발했다.

인도 최고 명문대에서 심각한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여야 정치권 모두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야당 인도국민회의(INC) 지도자 중 한 명이자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증손인 프리양카 간디는 이날 밤 곧바로 학생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
JNU 출신인 S. 자이샨카르 외무부 장관도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해 JNU의 전통과 문화를 완전히 거스르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시민권법 개정을 주도한 아미트 샤 내무부 장관도 델리 경찰청에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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