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최근 대만과 가까워지고 있는 체코에 대한 항의 표시로 체코제 여객기 구매계획 취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매체 명보는 6일 대만중앙통신과 체코 현지매체를 인용, 외교소식통이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 등이 지난해 중국 방문 당시, 조속히 여객기 인증을 마무리해 거래를 성사시켜달라고 설득했지만, 중국이 아직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체코제 19인승 쌍발 단거리 여객기 L-410 모델을 30대 구매할 예정이었다.
체코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국 지도자들이 즈데넥 흐리브 프라하 시장과 야로슬라프 쿠베라 체코 상원의장에게 불만이 있다"면서 "이것이 거래가 지지부진한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흐리브 시장은 2005년 교환학생으로 대만에서 공부한 바 있는 '친 대만' 인사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北京)과 프라하간 자매결연 협정문 가운데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내용을 삭제하려던 시도가 뜻대로 되지 않자 자매결연을 끊었다.
흐리브 시장은 대신 13일 프라하를 방문하는 대만 타이베이(臺北) 커원저(柯文哲) 시장과 두 도시 간 자매결연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쿠베라 상원의장은 11일 대만 총통선거 이후 대만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러한 움직임들이 체코와 대만이 가까워지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는 게 명보 설명이다.
체코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국이 쿠베라 상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문에 여객기 구매 계획을 중단할지에 대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명보는 최근 중국과 체코 간에는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중국이 흐리브 시장의 친대만 행보를 문제 삼아 지난해 9~10월 예정됐던 프라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중국 순회공연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 광둥성 선전(深천<土+川>)과 프라하간 직항노선 계획도 중단했다는 것이다.
제만 체코 대통령의 대변인은 프라하시의 행보에 대해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려는 음모"라면서 "(프라하 시의회가) 체코의 국익을 체계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