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범카메라 영상으로 드러난 곤 前회장의 '日탈출극'

입력 2020-01-06 22:08  

방범카메라 영상으로 드러난 곤 前회장의 '日탈출극'
도쿄 자택→호텔→신칸센→호텔→오사카 간사이공항
日수사당국, 큰 상자 숨어 자가용 비행기 탑승 추정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의 영화와 같은 일본 탈출극이 일본 수사당국의 방범 카메라 영상 분석으로 베일을 벗었다.
6일 NHK에 따르면 일본 검찰과 경찰은 곳곳에 설치된 방범 카메라 영상 분석을 통해 지난달 29일 곤 전 회장의 일본 탈출 상세 행적을 상당 부분 파악했다.
곤 전 회장은 당일 오후 2시 30분에 도쿄 미나토(港)구 자택에서 혼자 외출해 자택에서 800m 떨어진 고급 호텔에서 협력자인 미국인 추정 남성 2명과 만났다.
이들은 오후 4시 30분 도쿄 JR 시나가와역에서 신칸센에 탑승해 오후 7시 반 전에 신(新)오사카역에 도착했다.
오후 8시에는 오사카 간사이공항 근처 고급 호텔로 들어갔다. 2시간 후 미국인 추정 남성 2명이 호텔을 출발할 때 곤 전 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남성 2명이 2개의 큰 상자를 옮기는 장면이 호텔 방범 카메라에 촬영됐다.
오후 10시 30분께 남성 2명은 간사이공항에 도착했고, 이들이 탑승한 자가용 비행기는 오후 11시 10분 이륙했다.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남성 2명이 운반한 2개의 큰 상자는 자가용 비행기에 반입됐는데, 당시 엑스레이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검찰과 경찰은 곤 전 회장이 큰 상자에 숨어 자가용 비행기에 탑승, 일본을 출국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곤 전 회장은 재작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구속됐다가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4월 풀려나 사실상의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일본 사법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몰래 레바논으로 도주해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ho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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