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美·이란에 "문화유산 파괴행위 안돼"

입력 2020-01-07 00:42  

유네스코, 美·이란에 "문화유산 파괴행위 안돼"
아줄레 사무총장, 주 유네스코 이란 대사 접견…트럼프의 '위협' 겨냥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미국과 이란 양국에 상대국의 문화유산을 파괴할 수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아흐메드 잘랄리 주(駐) 유네스코 이란 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이란과 미국은 모두 문화유산의 의도적 파괴를 금지하는 국제협약에 가입해 있음을 강조했다고 유네스코가 전했다.
아줄레 총장은 무력분쟁 발생 시 문화재의 보호를 규정한 1954년 헤이그 협약과 1972년 세계 문화·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에 이란과 미국이 모두 가입해 있다고 밝혔다.
1972년 세계 문화·자연 유산에 관한 협약은 가맹국들이 "다른 가맹국들의 영토에 있는 문화·자연유산을 직·간접적으로 파괴하는 어떤 의도적 조처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아줄레 총장은 아울러 2017년 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2347호 결의가 문화유산 파괴 행위를 규탄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고 유네스코는 덧붙였다.
이런 행보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유네스코가 양측을 상대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아줄레 총장의 발언은 특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이란이 보복하면 이란 문화에 중요한 곳을 포함해 52곳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당시 트위터에서 "이 52곳 가운데는 매우 높은 수준의, 그리고 이란과 이란 문화에 중요한 곳이 있다. 그 표적들을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곧바로 이슬람국가(IS)와도 같은 야만행위이자 전쟁범죄라면서 거센 비난이 일었다.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를 자처하는 이란에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 스물 네 곳이나 있다.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하고 이란이 이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의 긴장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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