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5∼6일 브라질리아 개최…작년 폴란드 바르샤바 회의 후속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다음 달 초 중동 문제를 다루는 국제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며, 이 회의에서 미국의 반(反)이란 동맹 구축 시도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브라질 뉴스포털 UOL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2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국제회의의 후속 행사 성격인 이번 회의는 다음 달 5∼6일 이틀간 열린다.
이 회의는 겉으로는 미국의 중동 정책을 재평가하고 인도주의 위기와 난민 문제를 다룬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을 고립시키는 데 목표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2015년에 이란과 맺은 핵 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한 뒤 미국과 이란 간에 대립이 심화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 군부의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하고,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위협에 맞서 이란 내 52곳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했고, 이란에서는 곧바로 이슬람국가(IS)와도 같은 야만 행위이자 전쟁범죄라면서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한편, 브라질 정부 내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군부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자세를 주문했으며, 재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지지로 중동 국가들과 무역을 하는 브라질 기업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에 외교부가 중심이 된 친미파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으며 이들의 입김이 반영돼 지지 성명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국가 간 분쟁에 관해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과 주권 존중을 우선해온 외교적 전통을 깨뜨리고 트럼프 대통령 편에 서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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