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 코소보 연정 협상 3개월째 공회전…무정부 상태 지속

입력 2020-01-07 02:46  

발칸반도 코소보 연정 협상 3개월째 공회전…무정부 상태 지속
총선 1∼2위 자결당-코소보민주동맹 차기 대통령 지명 놓고 갈등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작년 10월 총선을 치른 발칸반도의 소국 코소보에서 주요 정당 간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무정부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총선에서 득표율 1∼2위를 차지한 좌파 성향의 자결당(LVV)과 중도 우파 정당 코소보민주동맹(LDK)이 연정 구성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당이 충돌하는 최대 현안은 2021년 임기가 만료되는 하심 타치 대통령 후임으로 누구를 지명하느냐 하는 문제다.
의원내각제인 코소보에선 대통령을 국민의 직접 선거로 뽑지 않고 의회에서 간접적으로 선출한다.
이 때문에 대통령 임기 만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연정 협상이 이뤄질 경우 주요 협상 과제 가운데 하나로 다뤄진다.
차기 내각 구성을 책임진 하심 타치 대통령도 내각 공백이 장기화하는 사태를 막고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알빈 쿠르티 LVV 대표는 이날 타치 대통령과 연정 구성 관련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에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를 지명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통상 연정 협상이 마무리된 뒤 다수당에서 총리를 지명하는 게 순서인데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총리부터 지명하고서 협상 타결을 압박하겠다는 게 타치 대통령의 복안인 것으로 보인다.
법규상 총리가 지명되지 않은 상태에선 무기한 연정 협상이 가능하지만 일단 총리가 지명되면 15일 이내에 어떻게든 내각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쿠르티 대표는 연정 협상이 끝내 수포가 되어 총선이 다시 치러질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고 일축하고 국정을 운영할 내각이 조속히 출범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10월 총선에서 LVV는 26%, LDK는 25%를 득표해 원내 1∼2위 정당의 위상을 확보했다. 총 120석의 의회에서 두 당이 차지한 의석은 각각 29석, 28석이다.
타치 대통령이 속한 보수 성향의 코소보민주당(PDK)은 21%의 득표율로 3위로 내려앉았다. 단독 정부 또는 연정 등을 통해 2007년부터 이어진 장기 집권에 마침표가 찍힌 것이다. 현지 언론은 '12년 만의 완전한 정권 교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로선 LVV와 LDK 어느 쪽도 PDK의 연정 참여를 원하지 않고 있어 양당이 완전히 등을 돌려 협상 결렬을 선언하지 않는 이상 PDK와의 또 다른 연정 협상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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