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이란인 5명 방콕서 폭탄 폭발 연루…"이스라엘 외교관 목표" 의혹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태국이 주요 외교 시설 등에 대한 경계 강화에 나섰다.
7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전날 태국 주재 미국 및 이란 대사관 인근 등 테러 발생 가능성이 있는 시설들에 대한 경비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태국 경찰은 대사관 건물은 물론 관저와 다른 주요 외교 인물들의 주거지 등에 대한 24시간 순찰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교회와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등에도 인원이 배치됐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태국 내 이란인 20~30여명이 지난 5일 밤 방콕 시내 이란 대사관 앞에서 미국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사진 앞에 꽃을 놓으면서 그를 추모했다.
이들은 오는 9일 다시 모이기로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태국 정부의 보안 강화 조치는 이란이 미국의 공습에 보복을 다짐하고, 보복 대상에 중동 내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도 언급되는 상황에서 지난 2012년 2월 이란인이 연루된 '폭탄 테러 미수' 사건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이란 국적 용의자 5명은 방콕 도심에서 자신들을 쫓는 경찰에게 폭탄을 던지는 등 3차례에 걸쳐 폭발 사고를 일으켰고, 이 과정에서 용의자 1명을 포함해 5명이 부상했다.
인도와 조지아에서 이스라엘 외교관들을 목표로 한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이 때문에 이들 역시 이스라엘 외교관들을 겨냥해 폭탄 테러를 모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앞서 지난 1994년에도 폭발물 1t을 대형트럭에 싣고 방콕 시내 이스라엘 대사관을 공격하려 했던 이란인이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쭐라롱껀대 티띠난 뽕수디락 교수는 이와 관련해 온라인 매체 카오솟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보복할 것이기 때문에 태국도 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이란이 연계된 공격이 과거에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티띠난 교수는 "이번 사태에 태국이 직접 연관돼 있지는 않은 만큼 위험이 그렇게 현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란이 다른 나라에서 미국 시민 및 자산을 겨냥한 비정규전을 강행할 수도 있는 만큼, 태국도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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