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중국, 미국 자극 않으려 비판 절제"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한 것을 놓고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이 무모한 도박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7일 영어판 글로벌타임스와 공동 사설에서 "트럼프 정부는 솔레이마니를 죽인 것이 '닭을 잡아 원숭이를 훈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이번 '암살'은 공포보다는 분노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은 이란 같은 나라를 상대로 '내가 너를 때렸는데 어쩔래?'라는 마음일 것"이라면서 "군사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득표하기 위해 중동 문제를 막다른 길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신문은 "미국은 돈과 인력은 중동 밖으로 빼내면서도 가끔 군사적 위풍을 과시해 영향력은 최대한 남겨두려 한다"면서 "이 경우 중동은 더 큰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한 "미국의 중동 정책은 크게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이란을 둘러싼 상황은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의 다른 판본"이라면서 "중동이 나쁜 상황에 빠지면 미국만 좋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대규모 이란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에 유리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이란이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베팅한다면 순진한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가혹한 보복"을 경고해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위험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이 이번 사태에서 미국을 비판할 때 절제된 표현을 쓰고 있다면서, 중국이 트럼프 정부에 맞선 이란-러시아 연합에 가세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달 1단계 미중 무역 합의 서명식을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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