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용 대표 "유튜브에도 없는 생방송 커뮤니티…별풍선 구매제한 이해 안돼"
(성남=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현재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의 대명사는 유튜브다. 네이버 등 국내 대형 인터넷 업체도 동영상 서비스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거대 기업의 틈바구니에서 비교적 작은 체구의 아프리카TV가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며 고속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아프리카TV 정찬용(47) 대표는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가진 '생방송 커뮤니티 생태계'는 유튜브에도, 네이버에도 없다"며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가 유튜브가 갓 창업한 2005년부터 1인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해오며 구축한 인터넷방송진행자(BJ)·플랫폼·시청자 간의 생태계는 어떤 업체도 짧은 시간에 따라오기 어렵다는 자신감이다.
특히 주력인 게임 방송에서는 다른 어떤 업체보다 앞서 있다고 자신한다.
정 대표는 "우리는 e스포츠 방송을 직접 기획·제작·송출까지 한다"면서 "유튜브는 물론이고 게임 전문 동영상 플랫폼인 트위치도 이렇게는 못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의 생방송 생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축은 2007년 도입된 BJ 후원 시스템, 이른바 '별풍선'이다. 유튜브는 비슷한 서비스인 '슈퍼 챗'을 2017년에 도입했다.
별풍선 도입으로 방송을 전업으로 하는 BJ가 생겨났다.
정 대표는 "상위 BJ 100여명의 경우 월 수천만 원씩은 다 번다"며 "최상위 10명 안쪽의 연간 총소득이 10억원대를 넘긴 지는 벌써 4~5년 됐다"고 말했다.
현재 별풍선의 연간 거래액은 3천억원이 넘는다. 이용자 1인당 월 결제액은 4만원 정도다.
그러나 '최초'가 영속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싸이월드가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며 도태된 사례가 생생하다.
정 대표는 "그렇지 않아도 싸이월드와 비교하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우선 우리는 대기업에 인수되지 않았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는 자생적 생태계를 갖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의 주인이 회사라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점점 강해지는 규제에 대해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기존 방송 규제 체계에 편입하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에 대해선 "진짜 말도 안 된다"며 "지금처럼 창의성·개성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대한민국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별풍선 구매량을 하루 100만원으로 제한하게 된 것에 대해서도 "개인의 소비를 국가가 제한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정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아프리카TV는 정부나 사회 기관이 아니라 사용자가 키워 주는 것"이라며 "우리가 더 성장하면 결국 순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BJ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일어나는 사건·사고도 고민이다.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율 규제 체계를 내세우고 있지만, 계속해서 추문에 연루되며 회사 브랜드에 좋지 않은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정 대표는 "사실 2012년에 '아프리카TV'라는 브랜드를 바꿀 것인지 고민했다. 부정적 측면을 지우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며 "그래도 장단점이 명확하니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키워서 가보자는 생각으로 브랜드를 이어 왔다"고 전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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