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잇단 D등급, 정부 규제 기조에 최종 통과 쉽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서울에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6단지에 이어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가 재건축 정밀 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했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포구청은 전날 성산시영 재건축 예비추진위원회에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이 나왔다고 통보했다.
정밀안전진단 등급은 재건축이 불가한 A∼C등급(유지·보수), 공공기관의 검증이 필요한 D등급(조건부 재건축), 재건축 확정 판정인 E등급으로 분류된다.
성산시영은 D등급을 받아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시설안전공단이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적정성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는 6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목동6단지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
성산시영·목동6단지 모두 1986년 지어져 올해로 준공 35년 차를 맞았다.
성산시영은 3천710가구 규모로, 서울 강북권 최대의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1천368가구로 구성된 목동6단지는 목동신시가지 일대 2만7천여가구 가운데 처음으로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받아 관심을 끌었다.
목동신시가지는 지난해 연말 1∼3단지 종상향(種上向, 용도지역을 2·3종으로 높여 용적률과 층수를 높이는 것), 6단지 정밀안전진단 D등급 판정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호가가 오르기도 했다.
이에 4월 총선을 앞두고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도시정비 사업이 물꼬를 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목동 12단지 재건축 준비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14개 단지 가운데 다섯 번째로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그러나 성산시영·목동6단지 모두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하는 조건부 통과라 정부 정책과 부동산 시장 추이에 따라 최종 통과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정부가 2018년 3월에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한 데 이어, 작년 연말에는 12·16 대책을 내놓는 등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한 규제 기조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고, 서울 구로구 오류동 동부그린아파트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으나 공공기관이 수행한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규제 기조로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은 최종에서 탈락할 여지가 다분하다"며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적정성 검토에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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