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중국전문가 96명 설문…"한국의 대중국 수출 '10% 미만 증가'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국내 중국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6%대 성장이 어렵고 미중 무역분쟁 재연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6∼20일 중국 진출 기업과 법무법인, 유관협회, 연구소 등 중국 전문가 96명을 설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중국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이 6%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75.0%가 '아니다', 25.0%가 '그렇다'고 답해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던 중국은 2012년 바오바(保八·8%대 경제성장)를 포기한 데 이어 2016년에는 '바오치'(保七·7%대 경제성장) 목표를 버리고 6.5∼7%대 성장이라는 중속(中速) 시대에 접어들었다.
국내 중국 전문가들의 이 같은 전망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을 6.1%로 잡은 세계은행(WB)이나 5.8%로 예상한 국제통화기금(IMF), 5.7%로 예측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시각과도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올해 미국 대선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미중 무역전쟁 재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가능성을 61∼80%(38.5%)로 보는 시각이 가장 많았고, 40∼60%(29.2%), 80% 이상(27.1%), 40% 미만(5.2%) 순이었다.
미국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제재가 올해 해제될 가능성에 있는지 묻자 80.2%는 '아니다'라고 답했고, 19.8%만 '그렇다'고 해 비관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올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어느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가장 많은 75.0%가 '10% 미만'이라고 답해 수출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11∼20% 미만이라는 답이 23.0%로 뒤를 이었고, 21∼30% 미만과 30% 이상이라는 답은 각각 1.0%에 그쳤다.
전경련은 중국의 틈새시장 공략과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로 중국 서비스 시장 등 자본시장이 개방되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 45조달러로 추산되는 중국 자본시장은 올해 1월 선물회사·보험사, 4월 자산운용사, 12월 증권사 대상 외국인 지분 제한이 폐지될 예정이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중국은 세계의 제조공장에서 거대 소비시장으로 변화하고 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1만달러 시대에 진입하고 있어 이에 걸맞은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가 제품은 중국에 밀리고, 프리미엄 제품은 다국적기업에 치이는 한국 입장에서는 차별화된 가격과 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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