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 대만 대선…높아진 반중정서 속 차이잉원 재선 유력

입력 2020-01-09 12:35  

이틀 뒤 대만 대선…높아진 반중정서 속 차이잉원 재선 유력
여론조사 크게 앞서…시진핑·홍콩 덕분에 '기사회생'
민진당, 의회 과반 유지 목표…국민당 '샤이 한궈위' 표심 기대



(타이베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대만 총통 선거가 이틀 뒤인 11일 치러진다.
9일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입법의원(국회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이번 총통 선거는 1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결과는 이날 밤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국민당 독재를 거친 대만에서 시민의 손으로 직접 총통이 선출되는 것은 1996년 이래로 이번이 7번째다.
이번 대서에 친민당까지 총 3개 정당이 대선 후보를 냈지만 대만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의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 1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가운데 그 전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는 일제히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의 압도적인 우세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달 양안정책협회의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54.9%로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후보의 22.1%보다 30%포인트 이상 앞서갔다.
친국민당 성향으로 평가되는 연합보의 같은 달 여론조사에서도 차이 총통과 한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8%, 22%로 나왔다.
대만 대선에 단골로 출마하는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후보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5∼10% 수준이다.
따라서 대만 현지에서는 선거 직전까지 극적인 상황 변화가 없다면 차이 총통의 재선이 유력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가오슝 소재 국립중산대학의 장진혁 정치학연구소 교수는 "대선의 경우 차이잉원 총통의 재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다만 국민당이 가진 지역 조직의 저력이 여전하고 소수 정당의 움직임도 활발해 총선 결과는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과 한 시장 등 대선 후보들은 하루 서너 지역의 거리 유세에 나서면서 선거 막판 총력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열세인 국민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30%가량의 부동층의 지지를 기대하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한 후보를 지지하는 '샤이(shy) 한궈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차이 총통의 재선 가능성은 희박했다.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치러진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한궈위의 열풍으로 국민당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차이 총통은 큰 정치적 타격을 받고 당 주석직까지 내려놓았다.
하지만 작년 초부터 부쩍 강해진 중국의 대만 압박 강화가 오히려 부작용을 낳았고,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지면서 대만에서 반중 정서가 크게 강해짐에 따라 차이 총통은 이 같은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차이 총통은 이번 대선의 프레임을 여야 간 대결이 아닌 중국 본토와 대만의 대결 구도로 만들어가는 선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1월 11일 우리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선택해 청년의 미래로 도박을 할 것인지, 아니면 민주와 자유를 선택해 계속 우리의 주권을 수호해 나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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