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사고기 제트엔진 과열 증거 있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항공당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테헤란 부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 보잉737-800 여객기가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공항을 이륙한 직후 회항하려 했다고 밝혔다.
추락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이란민간항공청은 9일 "초기 조사 결과 사고 여객기가 이륙해 서쪽으로 비행하다 문제가 생긴 뒤 이맘호메이니 공항을 향해 우측으로 기수를 돌렸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사고 여객기의 승무원이 공항 관제실에 비상 호출을 하지 않았다"라며 "추락 직전에 사고기가 불길에 휩싸였고 지면에 충돌하면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고기가 8천 피트(약 2천400m)까지 상승했을 때 레이더 화면에서 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 이 사고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이라크 미군 기지 미사일 공격과 비슷한 시각에 벌어지면서 서방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격추 또는 오폭설이 제기됐다.
따라서 이란민간항공청의 이날 발표는 이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내용인 셈이다.
로이터통신도 8일 미국, 유럽, 캐나다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서방 정보기관의 초기 평가는 사고기가 기술적 문제가 있었고 미사일로 격추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라며 "비행기의 제트 엔진 중 하나가 과열됐다는 증거가 있다"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고를 조사하려고 전문팀을 이란에 급파했다.
8일 오전 6시 12분께 테헤란에서 출발해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던 이 여객기는 이륙 3분 뒤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모두 숨졌다.
이란민간항공청은 또 사망자 가운데 147명이 이란인이며 나머지 32명이 외국인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힌 국적별 사망자(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영국·독일 각 3명)와 다르다.
이런 차이는 사망자 중 캐나다 국적자는 대부분은 이란 국적도 함께 보유한 이중 국적자였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란 국적을 우선해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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