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브렉시트 이후 '난민아동 보호' 수정안 부결

입력 2020-01-0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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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 브렉시트 이후 '난민아동 보호' 수정안 부결
야당·인권 활동가는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법안에 이른바 난민 아동 보호 방안을 포함하자는 수정안이 부결됐다고 BBC와 일간 가디언 등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영국 하원에서는 브렉시트 이후 부모 등 동반자가 없는 난민 아동에게 영국에 거주하는 가족과 재결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할 수 있게 한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찬성 252표, 반대 348표로 부결됐다.


수정안은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 측이 제출한 것으로, 관련 내용은 이전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에도 수용됐던 것이다.
BBC는 기존 브렉시트 법안에는 포함됐던 관련 내용이 여당인 보수당의 선거 승리 이후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하원의 이날 표결 결과에 대해 야당과 인권 활동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2016년에도 이러한 난민아동 보호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노동당 원로 정치인인 앨프 더브스는 이날 표결 결과에 대해 "매우 우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연말 총선 이후) 새로운 보리스 존슨 정부의 첫 번째 행동이 이처럼 아이들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니 너무 실망스럽다"며 "영국의 인도주의적 전통에 대한 배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프랑스 북부와 그리스 섬에 있는 매우 취약한 아이들을 위험한 상태로 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브스는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 영국 정부에 의해 지원된 '아동수송작전'으로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영국으로 탈출해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모면한 난민 아동 출신이다.
그는 내주 상원에서 난민 아동 보호 방안을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일부 의원은 영국 정부에 '비인도적' 입장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존슨 총리 측 대변인은 이날 표결이 끝난 뒤 "취약한 아동을 보호하는 일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우리의 우선순위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를 단행하기 위한 새 법안인 EU 탈퇴협정 법안(WAB)을 지난 연말 공개했다.
새 법안에선 기존 법안에서 동반자 없이 유럽에서 건너온 난민아동을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한 내용을 수정했다.
영국 정부는 새 법안에서 여전히 이를 목표로 하되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지는 않았다.
j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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