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캐나다 "추락 우크라 여객기, 이란 미사일에 우발적 피격"(종합2보)

입력 2020-01-10 10:28   수정 2020-01-10 17:13

美·캐나다 "추락 우크라 여객기, 이란 미사일에 우발적 피격"(종합2보)
트럼프 "누군가 실수했을 수도, 의심 가져"…英·캐나다 총리도 "격추증거 확보"
"고의는 아닌듯"…'피격 증거' 미확인 주장·이미지·영상 온라인에 난무
이란 '서방 심리전' 비판하며 당사국 조사참여 허용…유럽항공사, 테헤란행 취소



(워싱턴·뉴욕·서울 =연합뉴스) 송수경 이준서 특파원 하채림 기자 = 미국과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은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판단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누군가의 실수", "의심을 갖고 있다" 등의 표현으로 '기계적 결함' 때문이었다는 이란측 설명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한 군사적 대응 대신 경제제재를 택함에 따라 양국의 무력충돌 위기는 일단 봉합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원인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미·이란 관계에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 추정 영상 보니 / 연합뉴스 (Yonhapnews)


미 CNN방송은 정보 사항에 정통한 당국자발로 전날 추락한 우크라이나국제항공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란의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SA-15 두 발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분석가들은 이란의 관련 레이다 신호 자료 등을 토대로 하루 동안 검증 작업을 거쳤다고 CNN은 전했다.
국방부 당국자들도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원인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한 '우발적 피격'이라고 밝혔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한 국방부 당국자는 폭스뉴스에 "완전한 비극"이라며 "그들은 그저 다 망쳐버렸다"고 말했다.


한 당국자는 위성 정보를 바탕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추적하는 '우주 적외선 시스템' 정보를 근거로 이러한 결론에 이르렀다고 취재진에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이 전한 당국자의 발언에 따르면 이란측 레이다가 미사일 발사 전에 우크라이나국제항공 보잉737-800 여객기를 추적하고 있었다고 한다. 열 신호(적외선) 자료를 보면 이 여객기는 지대공 미사일 2발의 신호가 감지됐을 때 이륙한 상태였으나 그 직후 여객기 부근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란의 단거리 요격 미사일 발사가 위성에 감지된 후에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란의 이동형 SA-15 미사일이 여객기를 격추한 것을 확인해주는 이란의 교신까지 포착했다는 미국 당국자들의 설명을 전했다.
미군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보통 장거리 미사일을 추적하는 반면에, 위성을 통한 적외선 측정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감시하는 기능을 한다.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맞힌 것으로 파악된 SA-15 미사일은 저고도∼중고도에서 항공기나 유도 무기를 요격하는 용도로 개발된 미사일이다. 사거리는 25㎞이며 최고 1만m 상공에 있는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다 .
이란군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보복 공격' 후 미국이 재보복으로 공항을 노릴 것에 대비해 이 미사일을 공항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미 당국자들은 추정했다.


또 미국 매체들은 이번 여객기 격추가 고의가 아니라 사고에 따른 것이라는 게 미 당국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는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을 공격하고 나서 얼마 안 돼 발생했다.
"섬광이 번쩍"…우크라이나 여객기, 이란이 실수로 격추? / 연합뉴스 (Yonhapnews)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는 비극적인 일이다. 하지만 반대편에서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다"며 "여객기는 상당히 거친 지역을 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당국의 설명을 염두에 둔 듯 "어떤 사람들은 기계적인 이유였다고 말한다"며 "나는 개인적으로 그건 문제조차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나는 나의 의심을 갖고 있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부연하지 않았다.



이번 사고로 자국민이 다수 사망한 캐나다는 물론 영국 정부도 추락 원인을 격추로 지목했다. 추락 여객기의 탑승자 176명 가운데 63명이 캐나다 국적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이란계 캐나다인으로 알려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수도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캐나다 자체 정보당국과 동맹국들로부터 다수의 정보를 확보했다"면서 "이들 증거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의는 아니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이란이 실수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을 수 있다는 게 캐나다 정보당국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제 그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방대한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과 관련,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미사일에 의한 피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 격) 서기 알렉세이 다닐로프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객기가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에 맞았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와 CNN은 우크라이나 여객기의 피격 당시 모습이라며 제보로 입수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나오는 풍경은 공항 주변과 일치하지만 실제 피격 장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추락 사고 후 온라인에는 격추설을 뒷받침하는 정황과 모습이라며 각종 이미지와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이란은 여객기 격추설이 '심리전'의 일환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조사에 당사국을 참여시키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런 주장을 담은)이 모든 보도들은 이란을 겨냥한 심리전"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추락 사고로 자국민이 희생된 나라들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유엔본부에서 사망자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고, "철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이란은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조사 동참을 요청했고, NTSB는 파견할 대표자를 지정해 조사 참여를 공식화했다.
미국 보잉사도 사고 항공기 제조사 자격으로 이번 조사에 참여한다고 압바스 무사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말했다.
캐나다 수송안전위원회(TSA) 역시 이란 항공사고조사위원회로부터 조사 참여 요청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앞서 이란은 사고 현장에서 여객기 블랙박스 2개를 모두 회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으나 블랙박스를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국은 추락 원인에 대한 어떠한 조사에도 완전한 협력을 요구한다"고 촉구하는 등 양국간에 이 문제를 놓고 신경전이 빚어졌다.
격추설이 번지는 가운데 이날 독일 루프트한자항공과 오스트리아항공은 10일 테헤란행 항공편을 취소했다.
hanksong@yna.co.kr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