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주택가·도심에 코요테 출몰…물리는 사고 잇따라

입력 2020-01-10 11:16  

미국 시카고 주택가·도심에 코요테 출몰…물리는 사고 잇따라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일원에 육식성 야생동물인 코요테의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도심 등에서 코요테가 사람을 무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찰에 따르면 전날 시카고 북부의 고급 주택가 링컨파크와 도심 번화가에서 코요테의 공격을 받았다는 신고가 2건 연달아 접수됐다.
피해자는 6세 남자 어린이와 30대 남성이다.
시카고 야생동물관리국(CACC)은 최근 시카고 일원에서 코요테가 자주 목격되고 있으나, 사람을 공격한 사고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첫 사고 신고는 지난 8일 오후 접수됐다. 링컨파크 호숫가 산책로를 보호자와 함께 걷고 있던 6세 남자 어린이가 코요테 공격을 받아 머리를 수차례 물렸다.
CACC 켈리 갠더스키 국장은 "소년의 보호자와 인근을 지나던 대학생 2명이 코요테를 소년으로부터 분리해 쫓았다"라며 피해 어린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안정을 찾았다고 전했다.
두 번째 사고는 같은 날 밤, 시카고 최대 번화가 미시간 애비뉴에 인접한 노스웨스턴대학 부속병원 앞에서 발생했다.
32세의 피해 남성은 "병원 앞 인도를 걷고 있는데 코요테가 따라와 엉덩이를 물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는 병원에서 상처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잇단 사고 소식은 어린아이를 둔 가정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두려움을 불러 일으켰다.
시카고 경찰은 8일 링컨파크 일대에서 4∼5마리의 코요테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갠더스키 국장은 "일반적으로 코요테는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 다닌다. 코요테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요테는 설치류를 잡아먹어 도시 생태계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시카고 일원의 코요테 개체 수는 수십 년에 걸쳐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요테 소동은 9일에도 이어졌다.
a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링컨파크에서 또다시 코요테가 목격돼 인근 에이브러햄 링컨 초등학교는 야외활동을 모두 취소했고, 링컨파크 고등학교는 폐쇄령을 내렸다.
CACC는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면서 "코요테를 만나면 몸집이 크게 보이도록 양팔을 휘저으면서 큰 소리로 엄포를 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시카고 인근 주택가 등에 야생 코요테 수천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늑대보다 작고, 여우보다 큰 개과 육식성 맹수인 코요테는 북미 대평원 지역에서 주로 토끼와 쥐, 사슴 등을 잡아먹고 산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대도시 시카고 주택가에 출몰하며 반려동물이나 어린아이들을 공격하고 있다.
오하이오주립대학(OSU) 스탠 게허트 교수는 "영역 싸움에서 밀린 코요테가 대평원에서 교외도시로, 도심으로 차츰 이동했을 것"이라며 "도심에 진입하면 먹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새끼들이 다른 맹수의 공격을 받을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등의 장점 때문에 떠나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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