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 88.0%(2014년) → 93.7%(2019년)
'새해 글로벌 10대 트렌드' 분석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산처럼 쌓여있는 글로벌 기업부채로 인해 세계 경제가 산사태와 같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2020년 글로벌 10대 트렌드' 보고서에서 올해 예상되는 10가지 흐름 중 하나로 '부채 산사태'(Debt Landslide)를 꼽았다.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이어질 경우 기업 영업이익·매출액이 줄어들고 이들에 대출해준 금융기관도 부실해질 것"이라며 "이런 현상이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14년 1분기 88.0%에서 지난해 1분기 93.7%까지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은 낮아졌지만, 주요 선진국에서 기준금리를 계속 내리면서 빚은 계속 늘어난 결과다.
국제결제은행(BIS) 등 주요 기관은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이 80∼90%를 초과하면 과다한 빚 자체가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원은 "주요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면서 부채도 계속해 늘어날 수 있다"며 "부채 리스크가 국내로 퍼지는 것을 막고 국내의 부채 증가속도도 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올해 예상되는 글로벌 흐름 중 하나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을 들었다.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은 소강상태지만 미국의 경제 제재, 이란 내 반미(反美) 감정 고조에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긴장감이 이어지며 국제유가가 급등하거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올해 중국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8년 하반기 2.3%에서 지난해 하반기 3.6%로 치솟았지만, 기조적인 물가 흐름인 근원물가 상승률은 1.8%에서 1.5%로 떨어졌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하락했다.
연구원은 또 올해 미 달러화 가치가 작년보다 약세를 나타낼 것이며,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 글로벌 가치사슬도 재편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자동차, 빅데이터 등 미래산업 전반에서 혁신이 나타날 수 있고, 플라스틱에 대한 의존이 줄어들고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고 봤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 또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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