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총연장 50여㎞의 도쿄 도심 도로망을 가상현실로 구현한 시뮬레이터(실제 모습 재현 장치)가 일본 정부 지원으로 제작된다.
1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해 도쿄 오다이바(お台場) 주변 도로를 가상현실화한 자동운전 차량 성능시험용 시뮬레이터 제작에 착수한다.
자동운전에 필수적인 각종 센서의 성능을 실제 주행 환경과 같은 가상현실에서 해당 기업이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해 관련 비용을 줄여주고 개발 속도도 높이기 위해서다.
시뮬레이터 조성 사업은 자동운전 개발 지원 업무를 맡은 내각부가 '전략적 이노베이션 프로그램'(SIP) 사업의 하나로 추진한다.
시뮬레이터는 소니, 덴소, 파이오니아 등 카메라나 밀리파(波) 레이더로 불리는 자동운전 관련 센서류를 만드는 업체 외에 도요타, 닛산 등 완성차 메이커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될 예정이다.
고도화한 자동운전은 인간의 눈 역할을 하는 각종 센서류를 장착한 인공지능(AI) 차량이 주위 차량과 보행자, 차선, 신호등 등 교통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위험을 피하면서 주행하는 단계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이런 자동운전 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도록 도쿄 미나토(港)구 오다이바와 고토(江東)구 도요스(豊洲)를 잇는 도로망을 그대로 가상현실 속에 구현한 시뮬레이터를 만들기로 했다.
시뮬레이터에 담길 전체 구간은 약 54㎞로 계획돼 있다.
시뮬레이터에서는 날씨는 물론이고, 마주 오는 차, 보행자 이동 방향, 차선 상태, 교통표지판 위치 등 세세한 교통환경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일본 정부 위탁을 받아 이 사업을 이끄는 이노우에 히데오 가나가와(神奈川)공과대 교수는 "가상현실을 활용하면 실제 시험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개발속도가 빨라진다"며 "각사가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동일 조건에서 데이터를 수집할 경우 품질평가의 통일성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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