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주도 CGT, 연금개편안 전체 폐기 요구…16일 5차 저지대회 열기로
파업 39일째 파업 조합원들 조업 복귀 움직임…TGV 운행률 90% 수준 회복 예상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연금개편을 둘러싼 노조의 핵심 요구에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40일이 되어가는 총파업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총파업을 주도하는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의 필리프 마르티네즈 위원장은 전날 총리가 제시한 양보안에 온건 성향 노조들이 환영의 뜻을 밝힌 데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그 노조 조합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두고 봐야 한다"면서 정부에 연금개편안의 완전 폐기를 거듭 요구했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전날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노조 대표들에 서한을 보내 새 연금 제도에서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4세 이후로 늦춘다는 원래의 구상을 철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당초 은퇴 연령을 늦추기로 한 것은 연금적자 확대를 막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노조들은 현재와 같은 수준의 퇴직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2년 이상을 더 일해야 하는 상황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반발했다.
CGT의 마르티네즈 위원장은 정부가 연금개편안을 철회하는 것만이 "대다수 노동자를 대표하는 다수 노조의 핵심 요구"라고 강조하면서 파업을 중단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CGT는 프랑스 국철(SNCF)의 노조 다수가 소속된 노조로 이번 총파업을 주도하고 있다. 노동자의 힘(FO)과 솔리데르 등의 노조들도 CGT와 뜻을 함께해 연금개편안의 전체 폐기를 요구하며 파업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오는 16일 연금개편 저지 5차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반면에 프랑스 최대 노조인 민주노동연맹(CFDT), UNSA 등은 정부의 양보안 제시를 환영했다.
CFDT는 현 총파업에 합류하지 않았지만, 파업에 참여한 UNSA에서는 '파업은 일단 계속하지만,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응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총파업이 12일로 39일째를 맞은 가운데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임금을 받지 못한 파업 참가자들의 피로감도 점차 커지는 기류다.
파리 지하철의 한 직원은 지난 11일 거리 집회에서 "일부 동료들이 곧 일터로 돌아갈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파리, 마르세유, 리옹, 툴루즈 등 프랑스 전역에서는 11일 열린 연금개편 반대 집회에 총 14만9천명이 모였으며, 파리에서는 일부 검은 복면에 후드티를 입은 사람들이 상점의 유리창과 기물을 파손하고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져 경찰이 강제 진압에 나서기도 했다.
조업에 복귀하는 노조원들이 조금씩 늘면서 철도 운행률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국철에 따르면 파업 40일째인 오는 13일 고속철(TGV)의 국내 및 외국 구간의 정상 운행률은 평소의 90% 수준으로, 파리와 수도권 일드프랑스를 잇는 노선들은 70%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