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 고층건물 등반가 알랭 로베르, 모국서 연금개편 반대 '등반시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파이더맨'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고층건물 등반 전문가가 프랑스 정부의 연금개편 추진에 반대해 파리 근교에서 또다시 맨손 등반 퍼포먼스를 벌였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알랭 로베르(57)는 이날 파리 근교의 국제업무지구인 라 데팡스에 있는 정유사 토탈(TOTAL)의 본사 건물인 토탈 타워를 로프도 없이 맨손으로 올랐다.
오전 10시 30분께 지상에서 건물의 유리와 철로 된 외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한 그는 52분 만에 187m 높이의 꼭대기에 도착했다.
로베르가 모국인 프랑스에서 또다시 맨손 고층 건물 등반 퍼포먼스에 나선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퇴직연금 체제 개편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그는 "(정부는) 더 일하고 (연금을) 덜 받으라는 말을 멈춰야 한다"면서 "사람들은 노예처럼 40년을 일하는데 종종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그렇게 한다. 다들 좀 더 존엄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건물 꼭대기에서 대기하던 경찰에 연행됐다.
로베르는 안전로프 없이 건물주나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지 않고 기습적으로 맨손으로 세계 곳곳의 고층 건물을 오르는 기행으로 유명하다.
작년 8월에는 홍콩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홍콩에 있는 68층 높이 건물 청쿵 센터에 맨손으로 올랐고, 그에 앞서 서울에서는 2018년 6월에 롯데월드타워의 외벽을 1층에서부터 2시간 동안 올라가 75층까지 오른 바 있다.
서울에서는 "급진전하는 남북관계를 기념하고자 등반을 기획했다"고 말하고서는 송파경찰서에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2011년에는 높이 828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6시간 만에 맨손으로 완등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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