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음향 스텔스 기술 구현이 목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제 공동연구진이 '메타물질'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디지털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없는 특성을 가지도록 제작한 물질로, 이를 이용하면 '투명망토'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남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팀은 홍콩과학기술대 연구진과 함께 메타물질을 구조체가 아닌 프로그램으로 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진은 디지털 회로와 신호 처리 기술로 물질의 분극현상을 모사해 원하는 파동 물성과 주파수 분산 특성을 구현하고 변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분극 현상은 어떤 매질의 분자 내부 전하가 재배치돼, 전자기적인 극성을 갖게 되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원하는 물성을 만들 때 보통 '구조체'를 합성해온 것과 달리 이 연구에서는 실제 물질을 제작하지 않고 디지털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실존하지 않는 메타물질'이라는 뜻으로 연구진은 이 프로그램에 '가상화 음향 메타물질 기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기술로는 소리 파동의 성질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소리를 탐지되지 않게 숨기거나 방음·흡음 설계 등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박남규 교수는 "메타물질이 응용되는 분야에 이번 가상화 메타물질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음향 스텔스' 기술을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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