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호르무즈 기여해야"…강경화 "남북예외인정사업 논의"(종합2보)

입력 2020-01-15 11:23   수정 2020-01-1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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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호르무즈 기여해야"…강경화 "남북예외인정사업 논의"(종합2보)
미 호르무즈파병 압박 관측…"국제노력 기여방안 다각도 검토"
미국에 남북관계 큰 방향 설명…"미국도 우리측 입장·의지 이해"
"방위비 협상 진전 독려"…한미·한미일 "대화재개 대북 긴밀공조"



(팰로앨토=연합뉴스) 송수경 정성호 특파원 =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한반도 정세 및 동맹 현안, 역내 및 최근 중동 정세 등 상호 관심사를 협의했다.
이날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한미일, 미일, 한일 외교장관회담도 연쇄적으로 열려 한미일 및 양자 간 공조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중동 정세 악화와 맞물려 '한국도 큰 관심을 갖고 기여해야 하지 않느냐'고 역설,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 동참을 사실상 한국 측에 압박한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등에 담긴 남북협력 구상과 관련, '예외인정 사업들'에 대해 미국측과 논의하고 우리측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며 일각의 한미간 인식차 우려 등에 대한 불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연쇄회담은 북한이 '충격적 실제 행동'에 나서겠다며 새로운 전략무기의 도발을 예고하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미·이란 간 갈등으로 중동 정세가 복잡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개최는 지난해 3월 말 이후 9개월여만이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등으로 한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던 지난해 8월 초 태국에서 열린 뒤 5개월여만이다.

이날 한미, 한미일 회담은 팰로앨토 포시즌스 호텔에서 각각 약 50분씩 진행됐다.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한미 외교장관이 한반도 문제 관련 상황 평가를 공유하고, 굳건한 한미 공조 하에 비핵화 대화 프로세스 동력 유지, 북미 대화 재개 및 남북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동맹을 한층 강화해 나갈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심도있는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또한 최근 중동 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같이 하고, 이 지역내 평화·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을 같이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진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간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는 북핵 문제 관련 3국간 협력방안 및 역내 중동 정세 등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3국 외교장관은 북한 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 및 중동내 긴장 고조 상황과 관련, 한미일 공조와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이 위태해지고 불안정이 야기되면 유가가 상승하고 국제경제 전체적으로 파급효과가 크며 모든 나라가 영향을 받게 된다는 측면을 들어 모든 국가가 공동의 노력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나 중동 정세 안정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이러한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지금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을 설명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와 관련, 강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많은 경제적인 스테이크(stake·이해관계)가 걸린 나라들은 다 기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도 70%의 원유 수입을 그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그런 뜻에서 한국도 큰 관심을 갖고 기여해야 하지 않느냐는 그러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부분도 물론이지만, 이 지역의 국민과 기업의 안전, 이런 것을 생각하고 이란과의 관계 등도 다 고려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범정부 및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의 논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개별 관광은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 등을 포함한 남북협력 구상에 대해서도 폼페이오 장관과 논의했다.
강 장관은 "우리로선 그간 남북 간의 중한 합의들이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제재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고 제재 문제가 있다고 하면 예외인정을 받아서 할 수 있는 그런 사업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관해 폼페이오 장관과 여러가지 의견을 나눴으며 미국 측에서도 우리측의 의지와 희망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개별관광' 언급이 이산가족 상봉 등과 관련해 우리 스스로가 너무 제약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나온 것이라는 정부측 입장을 설명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이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고위당국자가 전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한 큰 틀에서의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양 장관은 한미가 이견의 폭을 좁혀가고 있다고 평가한 뒤 아직 이견이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워싱턴DC에서 방위비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협상팀이 협상을 지속해 진전을 낼 수 있도록 독려해 나가자는 의견교환을 했다고 당국자가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한미 외교장관회담과 관련해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한미가 긴밀한 대북 조율 지속을 재확인하고 한미동맹의 지속되는 힘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한미일 삼자협력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및 한국의 신남방정책 협력에 대한 약속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국무부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서는 한미일이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번영 및 안보에 대한 한미 및 미일 동맹 및 한미일 삼자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트윗에 공개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사진에 따르면 국무부 대북 특별 부대표를 맡아온 알렉스 웡 국무부 북한 담당 부차관보도 참석자에 포함됐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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